IMF 추가자금 약속 없었다/당시 재경원 당국자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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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11-24 00:00
입력 1998-11-24 00:00
◎“80억불 지원”은 신인도 제고위한 협의사항

지난해 우리나라가 IMF(국제통화기금) 체제로 전환할 때 미국과 일본 등 선진 13개국이 우리나라에 제공키로 약속한 후선자금 80억달러는 ‘합의사항’이 아니라 실현가능성이 적은 ‘협의사항’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또 IMF 구제금융을 신청하기 직전인 지난해 11월 초 유럽계 금융기관으로부터 200억달러를 들여오는 내용의 ‘화이트 프로젝트’를 추진,성사 직전에 협상을 중단한 사실도 드러났다.

23일 환란(換亂) 당시의 재정경제원 당국자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24일 林昌烈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 장관이 캉드쉬 IMF 총재와 공동발표한 ‘한국경제 지원 프로그램’에 포함된 후선자금 80억달러는 합의사항이 아니라 대외신인도 제고를 위한 ‘협의사항’이었다.

IMF 협상에 참여했던 재경원 관계자는 “미국은 무역대표부(USTR)가 요구하는 국내시장 개방 등 한국이 도저히 들어줄 수 없는 사항들을 후선자금 지원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다”며 “당시는 국가부도 상황으로 치달아 발표문에 포함시켰으나 사실은 ‘조건부 협의사항’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80억달러 후선자금 지원은 대외신인도를 높이기 위한 일종의 위장전술이었다”며 “정부는 국가부도 위기만 넘기면 후선자금 조항을 폐기할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IMF 구제금융을 신청하기 전 미국의 한 투자은행을 통해 유럽계 은행 20여곳으로부터 각 10억달러씩 200억달러를 빌려오는 ‘화이트 프로젝트’를 비밀리에 추진,성사단계에 이르렀으나 갑자기 고위층으로부터 중단하라는 지시를 받아 외자유치 작업을 중단했다.

재경부 고위관계자는 “실무적인 차원에서 후선자금 지원 조건들이 오간 것은 사실이다”며 “그러나 당시에는 후선자금 지원이 불가피했으며 외환위기를 넘기면서 80억달러 지원은 불필요하게 됐다”고 밝혔다.<白汶一 mip@daehanmaeil.com>
1998-11-2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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