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구조조정 만세”/YS때 ‘열등생’이 ‘모범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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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10-31 00:00
입력 1998-10-31 00:00
요즘처럼 기업하기 어려운 시기에 한화처럼 신명나는 그룹도 없는 것 같다. 일부에서는 한화그룹을 두고 ‘격세지감(隔世之感)’이란 말이 실감난다고 말하기도 한다.
발빠르게 변신한 덕분이다.한화는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잽싼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지난해 말 현재 32개이던 계열사를 연말까지 15개로 줄인다.자산은 12조원에서 7조8,000억원으로 축소한다.덩치는 작지만 알차고 내실있는 화학전문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총 매출액의 35%를 차지하는 한화에너지도 현대에 팔아 넘긴다.이로써 부채비율은 현재 1200%에서 175%로 낮아진다.이미 계열사 또는 사업부문 매각으로 4,932억원의 외자도 유치했다.
이처럼 “주력·핵심사업도 적극 매각하라”는 정부 정책을 따른 덕분에 金昇淵 회장은 지난 29일 청와대 만찬에서 대통령으로부터 칭찬을 받았다.5대그룹들이 구조조정을 신속히 하지 못한다고 질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만찬에서 金회장은 “한화기계와 한화에너지는 승계를 받은 것이어서 고통스러웠다”고 털어놓았다.이에 대통령은 “세월이 지나면 그때 하길 잘했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위로했다.
요즘 그룹의 분위기는 한껏 고양되어 있다.직원들은 구조조정의 아픔을 감내해야 했지만 재도약의 발판을 확실히 마련했다고 보고 있다.YS정권 때 ‘미운털’이 박혀 그룹 전체가 침체상태에 놓였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 만찬은 지난해 말부터 추진해 온 구조조정이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계기였다”면서 “직원들 사이에는 어느 때보다 ‘해보겠다’는 의지가 충만하다”고 전했다.<朴建昇 기자 ksp@seoul.co.kr>
1998-10-3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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