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풍’ 수사 당당하게 하라(사설)
수정 1998-10-17 00:00
입력 1998-10-17 00:00
우리는 본란에서 판문점 총격요청사건 수사가 한창 진행중인때 다른 북풍혐의까지 확대하는 것은 총격요청사건 수사 초점을 흐릴 수 있기 때문에 차후에 별도로 착실히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지적한 바 있다.그러나 기왕 이문제가 큰 쟁점으로 부각된 이상,4·11 총선 직전의 북풍사건도 철저히 수사하라고 촉구한다.안기부는 이에 관한 상당한 증거가 있음을 시사하고 있는데 오해의 소지가 없게 하기 위해서도 곧 소상히 밝히기를 바란다.
경실련 민주노총 등 사회시민단체는 최근 역대 선거때마다 등장했던 용공조작사건이 정치공작의 산물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의 진상규명과 배후세력을 철저히 가려내기를 요구했다.많은 국민들도 선거때마다 불거져 나온 북풍사건에 대해 심정적으로 의혹을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그렇다면 철저히 가려내라고 촉구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고,더 나아가 독자적으로라도 이를 캐내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기본기능이 아닌가.설사 수사상 절차와 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치자.그러나 문제의 본질은 진실을 밝히는 데 있는 것이다.
또 일부에서는 북의 발표에 따라 우리 정치상황이 크게 영향을 받을 수도 있으며,북한이 어떤 만행을 저질러도 국민이 이를 의심케 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북측의 발표에 따라 우리가 놀아나서야 되겠는가. 그들이 정직하게 진실을 말하면 그에 따라 수사를 해서 관련자에게 책임을 물으면 되는 것이고,그들이 자신들의 이해에 따라 정략적으로 말했다면 그런 책략까지도 철저히 가려내서 두번 다시 놀아나지 않도록 대책을 세우며,북측에도 응분의 책임을 묻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당국은 북풍조작 문제를 수사하는데 있어 저항세력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기 바란다.반공·냉전 이데올로기를 증폭시키고,독재의 깃발을 높이 들어주면서 지난 50년동안 혜택을 누린 세력들이다.북풍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것은 이런 허위와 가식과 위선의 구조,병들고 썩은 정신으로 이익을 챙겨온 세력들과의 싸움이다.이들은 수사상의 허점이 있으면 거침없이 물고 늘어지면서 본질을 왜곡시키려 할 것이다.수사당국은 이런 저항세력에 한점 흐트러짐 없이 당당하게 수사에 임해주기 바란다.
1998-10-17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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