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자기반성/崔弘運 논설위원(外言內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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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10-12 00:00
입력 1998-10-12 00:00
민주화 세력의 값진 희생과 노력으로 언론에 자유가 주어진 뒤에는 어떠했는가. 민주주의 실현의 초석이 돼야 마땅했건만 불행하게도 그러지 못했다. 신문과 방송은 여전히 보수 기득권층에 편향되어 있으며 일부 신문은 사주의 이해관계를 좇아 시급한 사회변혁에 발목을 잡기도 한다. 지난 15대 대선때 일부 신문들이 소유주의 뜻에 따라 특정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지면을 왜곡했던 사례가 그 좋은 본보기라 하겠다. 언론자유는 마음껏 돈벌이하면서 자신들의 사익(私益)을 추구하는 권리로 변질되고 말았다. 여기서 언론개혁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처음 언론개혁은 언론인의 몫이었다. 80년대 말,언론노조운동이 시작되면서 언론민주화운동과 함께 개혁운동도 불붙었다. 그리고 10년,그 운동이 성공했다고 평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지난 8월 주요 시민운동단체들이 대부분 참여한 ‘언론개혁시민연대(언개련)’의 출범은 언론개혁을 더 이상 언론에만 맡겨둘 수 없다는 사회적 요청이기도 하다. 말할 것도 없이 언론인 스스로 해야할 일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비롯된 상황이다.
지난 9일 밤,서울신문사·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있었던 새언론포럼과 한국프레스센터 주최의 ‘안으로부터의 언론개혁’이란 주제의 공개토론회는 그런 의미에서 매우 뜻깊은 자리였다. 지난 시절 언론노조운동을 주도했던 현역 언론인들의 모임인 새언론포럼이 전·현직 언론인들과 함께 오늘의 언론상황에 대해 반성하고 새로운 다짐을 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언론개혁에 대한 사회적 요청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내부 개혁을 더욱 구체적이며 중단없이 펼쳐나가자고 입을 모았다. 그래서 권력과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은 물론이고 자기비리로부터도 해방되어야 한다는 점이 재확인됐다. 기사의 신뢰도는 이제 생존의 문제와 직결되며 촌지를 추방해야 하고 기자실 중심의 취재관행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도 높았다. 사주의 횡포를 막고 공익성을 높이기 위한 신문사의 소유권 문제도 깊이있게 토의됐다.
언론개혁의 주체는 역시 현직 언론인이다. 외부로부터의 요구도 결국 언론인들의 실천을 촉구하는 데 모아진다.
1998-10-12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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