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특집 볼멘소리/영화 대부분 재탕·삼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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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10-10 00:00
입력 1998-10-10 00:00
추석 특집프로에 대한 불만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매번 기대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결과는 대동소이.시청자의 눈높이도 낮아질대로 낮아졌다.하지만 올 추석엔 낮아진 눈높이에도 맞지않는 편성이 많았다는 지적이다.
한국영화나 외화의 대부분은 역시 재탕 삼탕이었다.물론 볼만한 작품도 더러 있었지만 불만스럽다는 반응이 앞섰다.성룡과 이연걸을 빼면 홍콩영화가 없는가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같은 배우의 작품을 여러번 봐야하는 것은 고문에 가깝다.
게다가 드라마 재방송도 상당한 시간을 차지했다.상계동에 사는 한 시청자는 “경영난 상황에서의 군살빼기 측면을 고려한다 해도 너무한게 아니냐”면서 “그러면서도 특집 운운하는 것은 속임수”라고 지적했다.
푸념의 절정은 3일 PC통신에서 벌어진 프로야구중계 요청 대란.각 방송사 시청자참여 코너는 다음날 프로야구 패넌트레이스 마지막 경기인 해태OB전 중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3일 하루 하이텔에 쏟아진 원성(?)만 하더라도 MBC 28회 SBS 26회에 KBS는 무려 45회나 됐다.이날 시청자코너의 전부를 차지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로야구를 꼭 중계해야 한다는 의무는 없지만 준플레이오프 진출팀 결정전이라는 높은 관심도에 비춰볼때 방송 3사가 이 시간대를 철지난 ‘전설의 고향’이나 월화드라마 재방영만으로 채운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게 네티즌들의 지적이다.
MBC의 이긍희 편성실장은 “IMF영향으로 비용문제가 제일 걸림돌인데 비싼 돈을 주고 들여온 외화를 한번만 방영하고 그만두기는 힘든게 현실이다”라고 배경을 털어놓았다.또 스포츠 제작부의 한 관계자는 “편성상의 이유라 뭐라고 말하기 어렵지만 스포츠 생중계가 드라마재방송보다 시청률이 낮은 현실에서 광고효과를 무시할 수 없는게 대세”라고 설명했다.
다른 방송사도 비슷한 이유를 내세운다.나름대로의 사정은 있겠지만 시청자 주권의 관점에서는 약간 궁색하게 들린다.내년 설연휴부터는 보다 짜임새 있는 편성으로 ‘쉴만한 프로’를 준비하는 자세를 기대해 본다.<李鍾壽 기자>
1998-10-1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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