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국가’ 36% 되레 가난해져/삼성경제硏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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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09-24 00:00
입력 1998-09-24 00:00
“국제통화기금(IMF)프로그램을 준수한 국가들은 빈약하거나 중간 정도의 성장만을 경험한다”(제프리 삭스 미 하바드대교수) “IMF프로그램은 한국에 무리한 구조개혁은 요구해 대외신인도 개선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마틴 펠드스타인 미 하바드대교수) IMF처방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돼가는 가운데 IMF지원을 받은 89개국중 32개국이 지원 전보다 가난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3일 ‘IMF처방과 미국식 시장경제의 충격’이라는 정책보고서에서 “미국식 시장경제의 수용을 강요하는 IMF프로그램을 실패로 보는 분석이 우세해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미국은 전 세계 경제시스템을 미국 자본과 기업이 진출하기 쉽게 만들어 이익을 증진시킨다는 대외전략을 갖고 있다”면서 “이른바 ‘워싱턴 컨센서스’로 불리는 미국의 구조조정논리는 타 선진국이나 개도국과 합의한 것이 아니라 월가(街)의 이해가 반영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보고서는 65년∼95년 사이에 IMF지원을 받은 89개국 중 48개국이 지원 전보다 경제적으로 개선되지 않았고,특히 32개국은 더 가난해졌다고 주장했다. 14개국은 첫번째 지원을 받았을 때보다 최소한 15% 이상 경제규모가 축소됐다고 했다.시장경제기반이 있는 영국에서만 IMF프로그램이 성공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보고서는 한국 경제위기에 대한 IMF처방 역시 무리한 긴축기조와 과도한 개혁속도를 요구함으로써 부작용을 심화시켰다고 지적했다.단기적으로 외환 위기 극복에 기여했지만 무리한 긴축이 투자감소로 이어지고 고금리 조치는 기업 대량도산을 불러와 성장기반을 유실시켰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IMF가 최근 고금리·재정긴축에서 금리안정,통화확대,재정적자 용인으로 정책방향을 틀었지만 그동안의 지나친 긴축기조로 결국 IMF프로그램은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미국식 프로그램보다는 우리토양과 세계흐름에 맞는 새로운 경제시스템을 창출해야 할 필요성이 높다며 △위기극복을 위한 경제재건 목표에 대한 정치적 합의 도출 △정부정책의일관성과 투명성 유지 △경기진작 및 규제완화,조세감면 등 구조개혁의 지원을 과제로 꼽았다.<權赫燦 기자 khc@seoul.co.kr>
1998-09-2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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