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정서 이용 司正 칼날 피하기/野 장외집회에 우려 목소리 비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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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09-24 00:00
입력 1998-09-24 00:00
한나라당의 장외(場外)집회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발언이 다시 등장하고,IMF로 가뜩이나 위축된 경제를 더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대구에서 열린 규탄대회에서는 ‘대구·경북 말살하는 DJ정권 심판하자’는 등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현수막이 나붙어 우려를 반증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장외 규탄대회를 통해 여권을 압박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당 관계자들은 장외 집회 말고는 여권의 야당파괴에 대응할 수단이 없다며 집회를 계속 강행할 뜻을 밝혔다.
한나라당이 장외집회를 더 강화하기로 한데는 지난 19일의 부산 대회가 ‘기폭제’가 됐다는 전문이다. 주최측도 당초 1만명 가량 예상했으나 1만5천여명이 몰리자 자신감을 얻었다는 것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청중들이 모두 한나라당 지지자들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해 다수의 실업자들도 섞여있었음을 시사했다.
부산대회를 마친 뒤 한나라당은 20일대변인 성명을 통해 “현정권은 부산시민의 노도와 같은 분노의 함성을 직시하라”고 지역주의를 자극했다.
지금의 한나라당은 국회도 안보이고,동서화합은 더더욱 아예 무시하는 분위기다. 한 당직자는 “李會昌 총재 등 당 지도부 뿐만 아니라 처음엔 머뭇거리던 의원들도 이제 장외 투쟁에 더 적극적”이라고 귀띔했다.
한나라당은 당초 지난 18일 울산에서 야당파괴 규탄대회를 가질 예정이었으나 李基澤 전 총재대행이 16일 검찰소환을 받자 일정을 바꿔 19일 부산에서 ‘민주헌정 수호 및 야당파괴 규탄대회’를 열었다.
부산대회는 이 지역 출신인 李 전대행이 金大中 정권으로부터 탄압받는 인상을 시민들에게 보여줌으로써 분위기를 반전시키려는 의도가 다분했다.
李 전대행은 부산대회에서 “(여권이) 부산경제를 죽이고 부산의 아들딸을 직장에서 몰아내며, 국민세금으로 자기 고향에서만 공사를 하고 있다”고 말해 지역감정을 한껏 부추겼다. 이어 “야당을 하면서 누구보다도 金大中씨를 잘 알지만 그는 사정을 말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비꼬았다.
이날 李 전대행은 金大中 대통령을 집중 공격해 부산 시민들의 열띤 호응을 얻었다. 李 전대행은 이에 고무된 듯 당일 밤 서울로 올라와 바로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다.
한편 부산대회에 참석한 李총재도 최근 나돌고 있는 ‘사정대상 명단’을 거론,“의원은 한 사람만 빼고 모두 야당이고,그 한 사람도 야당이었다가 여당으로 투항한 사람”이라며 감정을 슬쩍 자극했다. 이처럼 당내는 자극적 발언들만이 난무하고 있다.
서울대회를 29일로 연기하면서 26일 대구대회를 갑자기 끼워넣은 것도 ‘TK(대구·경북)’의 대부격인 金潤煥 전 부총재에 대한 검찰수사 카드를 최대한 활용해 ‘여론몰이’를 하겠다는 계산으로 해석된다. 金전부총재도 “정계 개편에 내가 걸림돌인 모양”이라며 지역정서를 부각시키고 있다.
특히 대구대회는 ‘야당파괴저지 및 5대 실정 규탄대회’로 ‘실정’을 추가해 발언수위가 지금까지보다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발언이 터질 것으로 예상돼 우려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회의 정동영대변인은 “나라를 망친 한나라당이 이제 나라의 미래를 망치려하고 있다”고 꼬집고 “대구,울산,부산,또다시 대구집회를 통해 영남의 민주시민들을 모욕하고 있다”고 성토했다.<吳豊淵 기자 poongynn@seoul.co.kr>
1998-09-2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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