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銀,장은증권 500억 출자 논란
수정 1998-09-23 00:00
입력 1998-09-23 00:00
장기신용은행이 장은증권에 500억원을 출자키로 한 데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장기신용은행은 국민은행과 합병을 선언했으며 정부는 공적자금을 지원,두 은행의 부실채권을 매입해 주기로 했다.정부가 합병은행을 지원하는 것은 문제될 게 없으나 합병은행의 부실 자회사에 출자하는 것은 국민의 세금을 낭비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물론 대주주인 장기신용은행이 자회사에 출자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다.그러나 결과적으로는 공적자금이 장기신용은행의 출자금액 만큼 부실 자회사인 장은증권으로 흘러들어가게 된다는 데 문제가 있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정부가 지원하는 합병은행의 부실 자회사는 정리해야 한다는 원칙을 밝힌 바 있다.장은증권은 이미 자본금이 완전히 잠식된데다 고객예탁금도 업무정지 이후 30억여원으로 줄어 영업기반이 무너진 상태다.더욱이 장은증권은 업무정지 하루전인 지난 7월3일직원들에게 퇴직금을 전액 지급,금융기관 직원의 도덕적 시비 문제를 일으켰다.때문에 증자를 해도 고객들이 다시 예탁금을 맡길 지는 불투명하다.
금감위 관계자는 “공적자금을 지원받는 합병대상 은행이 부실 자회사에 출자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맞지 않다”며 “출자와 관계 없이 장은증권의 회생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장기신용은행은 출자와 부실채권 매입은 별개의 차원이라고 주장했다.정부가 부실채권을 사주기로 한 것은 우량·부실은행의 기준에 관계 없이 구조조정 차원에서 약속한 사항이며 장기신용은행의 출자결의는 국민은행과의 합병으로 증권회사의 보유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국민은행과 장기은행의 주식 및 채권 등 유가증권 거래규모만 1조원이 넘는데 장은증권이 이것을 소화하면 회생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대신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수업무(언더라이팅)나 자기매매(딜링) 등의 업무는 일체 하지 않고 유가증권 위탁(브로커) 업무만 전담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정부 지원을 받는합병은행들이 부실 자회사에 출자하는 것은 구조조정을 악용하는 소지가 있어 금감위의 최종 승인 여부가 주목된다.<白汶一 기자 mip@seoul.co.kr>
1998-09-2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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