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사회 결재관행 바로잡는다/金 행정자치장관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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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09-16 00:00
입력 1998-09-16 00:00
◎결재단계마다 새서류 작성 금지/실무진의 의도 파악 쉽고 내용 수정 사유 일목요연

“깨끗한 결재서류는 올리지 말라.”

金正吉 행정자치부장관이 공직사회의 ‘결재문화’를 바로잡는 데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섰다. 실무자가 작성한 서류가 과장결재때 수정돼 폐기 처분되고, 과장이 새로 만든 서류는 국장결재때 다시 수정돼 폐기되며 차관결재용 서류가 새로 만들어지는 것이 우리의 결재관행이다.

윗사람에게 지저분한 서류를 올릴 수 없다는 것이 이유다. 이처럼 과장·국장·차관 등 결재단계를 거칠 때마다 서류를 새로 작성하는 관행을 행자부부터 없애겠다는 것이다.

金장관의 생각은 이렇다. 서류가 결재단계를 거칠 때 새로 만들어지면 과연 실무진에서 어떤 생각으로 기안을 했는지 알 수가 없다. 또 중간결재자들이 어떤 생각에서 내용을 수정했는지 파악할 수 없게 된다.

특히 정책의 방향이 결재의 중간단계에서 완전히 바뀐 사안도 최종결재자는 어떤 내용이 어떻게,왜 바뀌었는지를 전혀 알 수 없는 서류를 받아볼 수밖에 없다. 그러니 각 결재단계를 거칠 때마다 수정·보완된 내용이 그대로 처음 작성된 서류에 남겨져 최종결재자에게 전달된다면 문제점도 일목요연하게 드러나게 된다.

경우에 따라 최종결재자는 국장이 수정한 내용보다 실무자의 생각을 채택할 수도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金장관의 아이디어는 사실 직원들에게서 나온 것이다. 행자부는 얼마전 ‘공직사회의 고질적 병폐와 치유대책’을 직원들로부터 수집했고,의견 가운데 ‘결재관행…’을 발견한 순간 金장관은 무릎을 쳤다고 한다.

의견수집 작업을 진두지휘한 李在忠 행자부 총무과장은 “현행 사무관리규정도 중간결재자는 실무자가 만든 서류에 내용을 첨삭하도록 명시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방식으로 결재가 이루어지면 ‘정책실명제’가 자연스럽게 확립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徐東澈 기자 dcsuh@seoul.co.kr>
1998-09-16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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