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金正日 업고 전면 부상/北 권력구조 개편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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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09-08 00:00
입력 1998-09-08 00:00
◎강경파 득세… 黨 비서 제치고 상위서열 포진/곳곳 수렴청정 징후… 金의 승계 완료 의문시

“金正日 당총비서가 북한 군부에 얹혀 있는 것 같다” 북한 동향을 다년간 분석해온 한 고위당국자가 7일 내린 결론이었다.

요컨대 5일 최고인민회의를 계기로 북한 군부의 ‘수렴청정’징후가 발견됐다는 분석이다.金당총비서의 권력승계가 완결됐다는 관측에 대한 정면 문제 제기였다.

이 당국자는 “북한군부가 金을 옹립한 것은 그가 전권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은 아니다”라고 단정했다.즉 “‘金日成 없는 유일체제’에서 달리 대안이 없기 때문에 그를 등에 업고 있을 뿐”이라는 얘기였다.

이 분석은 아직은 소수설이다.다수 전문가들은 金이 100% 북한권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의 권력기반에 의문부호가 생겼다는 관측을 그냥 흘려보내기 어려울 만큼 상당한 방증이 제시된다.익명을 요구한 당국자는 “金총비서가 위원장으로 재추대된 국방위원회와 내각(총리 洪成南)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위원장 金永南)의 권력 역학이 병렬 관계임을 주목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金正日로 권력이 집중된 게 아니라 분산됐다는 해석이었다.

나아가 趙明祿 차수(권력서열 7위)등 군부인사가 당비서급들을 밀어내고 권력서열의 앞자리를 차지한 점도 유의해야 할 대목이다.주석단 호명 순서에 이을설 김일철 계응태 전병호 등 군출신이 대거 상위서열에 포진한 탓이다.



특히 군부 급부상의 또 다른 징후로 한 국책연구소의 북한전문가는 “북한이 남한에 대한 ‘주적’(主敵)개념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미국과의 관계 개선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다시 말해 대내적 긴장과 외부지원을 동시에 추구하는 북한 군부의 움직임이 이른바 ‘通美封南(통미봉남)’노선으로 표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고인민회의가 끝나자마자 미북 고위급회담이 급진전된 사실이 이를 말해준다.우리측 대화제의를 묵살한 것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탓이다.고위 당국자는 “지난 6월 趙明祿 차수가 시리아를 방문한 뒤 미북간에 장성급회담과 미사일회담 개최가 합의됐다는 정보가 있다”고 말해묘한 여운을 남겼다.<具本永 기자 kby7@seoul.co.kr>
1998-09-0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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