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전용정책 흔들지 말라/오동춘 시인·외솔회 사무국장(발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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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07-28 00:00
입력 1998-07-28 00:00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시대역행의 한자타령이 다시 고개를 쳐드는가? 눈부신 과학시대,산업정보시대,속도시대에 한국,중국,일본 세 나라밖에 안 쓰는 낡은 한자를 생활문자로 사용하여 우리 한국이 세계화,국제화 대열에 과연 앞서 갈 수 있겠는가?

한자 발생 고장인 중국에서도 부수,획수,필순,독음,해석 등 다섯 가지에서 어려운 한자학습에 고통을 겪다가 지금 획수를 대폭 줄인 간체자 3,800자를 생활화해서 쓰고 있다. 사실상 뜻글자로서의 생명도 잃고 소리글로 몸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또한 쓰기에 시간이 많이 걸리므로 600자 정도의 약자를 쓰고 있다.

우리와 대만,홍콩은 한자를 정자로 쓰고 있다. 글자꼴이나 뜻도 통일 안된 한자가 과학시대 승리의 글자가 될 수 있겠는가? 시간이 생명인 오늘날 필요 이상의 한자교육은 시간낭비요,시대역행이 아닐 수 없다. 사람 이름이나 법률책을 읽기 위해 국한문 혼용을 해야 한다는 소리는 시대에 맞지도 않거니와 아무 설득력도 없다. 지금은 사대주의 한자시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한글전용정책은 이대로가 좋다. 물이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르듯 한글전용 정책도 자연스런 시대의 흐름이요,역사적 사명이다. 가로짜기로 거의 한글전용으로 발행되는 일간 신문,잡지가 이를 잘 뒷받침해 주고 있다. 21세기의 주인공인 한글세대가 지금 밀물처럼 밀려오고 있다.

우리는 제헌국회가 만든 한글전용법을 잘 지키고 말과 글이 그 겨레의 얼임을 더욱 잘 깨쳐서 한글사랑,나라사랑,세계사랑의 길로 나가야 할 것이다. 1990년부터 공휴일에서 빠진 한글날을 올해는 꼭 국경일로 되살려 온 겨레의 축제일이 되게 해야 한다. 새시대 지도자는 투철한 문자 언어관을 가지고 자기 이름부터 한글로 쓰는 모범을 보여야 존경받는 인물이 될 것이다.

21세기 치열한 과학경쟁시대를 맞아 일관된 한글전용정책으로 한글세대에게 국적있는 교육을 잘 실천해야 나라의 장래가 계속 밝을 것이다.
1998-07-2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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