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은 강풍을 흡수한다/朴宗和 목사(특별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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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07-14 00:00
입력 1998-07-14 00:00
○강경파 전략 경계를
첫째로 분단이후 지난 50여년동안 남북쌍방에서 ‘햇볕정책’을 정부당국의 공식 통일정책으로 채택하고 선언한 경우는 현 국민의 정부가 유일무이하다. 그동안 남·북 모두 ‘강풍정책’으로 일관해 왔다. 이번 두차례에 걸친 잠수정 관련사건도 변함없는 강풍정책의 표현이다. 이점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이번 일련의 사건도 남북간의 냉전적 적대관계 상태의 변화를 바라지 않는 강경파의 정치권력적 생존전략임에 틀림없다. 결과적으로 이들의 전략에 힘을 실어줌으로 남북관계를 냉각상태로 몰아가는 우매한 대응은 절대 금물이다.
둘째로는 햇볕론의 엄청난 ‘힘’을 이번 기회에 역으로 넣어줄 필요가 있다. 북쪽은 남한에 중요한 국운을 건 선거의 투표일이 임박하면 늘상 무장공비를 보내고 잠수정 침투를 시도해왔다. 필요한 시기를 노린 이러한 강풍정책으로 톡톡히 재미를 보아왔다. 남한의 정치문화·선거문화는 결과적으로 북한의 잠수정 몇척이 침투공비 몇명이 좌우한 셈이다. 이런 현상을 그동안 수구적 집권세력은 얼마나 즐겨왔고 악용해 왔는가?
○강한 햇볕 쬐어줘야
새로 들어선 국민의 정부는 북쪽의 이러한 맛을 톡톡히 들여온 강풍정책이 전혀 씨알도 먹히지않게 하겠다는 분명한 선언과 행동을 보여야 한다. 이것이 햇볕정책의 큰 힘이다. 솔직히 말해서 햇볕정책은 강풍정책을 비웃을 정도로 힘이 있어야 한다. 정책집행자만의 힘이 아니라 그것을 함께 걸머지고 주체적으로 나설 국민 모두의 정책으로 나서면 힘이 생긴다.
남북통일 전날까지 잠수정 사건 비슷한 사건은 끊이지 않을 것이다. 통일전 독일의 경우도 그랬다. 72년 동서독 기본조약이 체결되어 교류협력의 햇볕정책이 공식 출범하고서도 통일 전날까지 동독측의 강풍정책은 현란하게 지속돼왔다. 그러나 서독은 햇볕정책의 기저를 한번도 흔들린 적이 없었다. 허약해서도 아니고 무지해서도 아니다. 햇볕의 원대한 힘에 대한 믿음 때문이고 여야를 초월하여 국민간에 합의된 민주적 의견수렴이 굳센 때문이다. 결과는 햇볕이 강풍을 흡수하고 말았다.
○힘 있어야 햇볕제공
셋째로 햇볕은 힘있는 자만이 펼칠 수 있는 정책이다. 상대적으로 허약한 자는 심리적 불안 때문에 자기방어용 강풍정책을 선호하기 마련이다. 북쪽이 남한에 상호주의 미명하에 강풍정책을 요구한다고 이를 들어줄 남한도 아니며,남한이 상호주의 원칙하에 햇볕정책을 북쪽도 택하라고 요구한다해서 이들이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여유있고 힘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라고 햇볕정책이 담고 있는 교류협력의 틀은 지속적으로 강화시켜야 한다. 북쪽의 강풍지도층의 권력이 지니는 힘도 크지만 물질적 빈곤과 정신적 갈증으로 고통당하는 2,000만 북한 동포들의 힘은 더욱 크다. 강풍을 저지르는 자들에게는 강력한 강풍대응을,그리고 강풍 때문에 희생당하는 2,000만 동포에게는 보다 따뜻하고 사랑이 깃든 햇볕제공을 간절히 기원한다.<기독교교회협의회 국제위원장>
1998-07-1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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