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시장 기현상/콜금리 내리는데 회사채 꼼짝안해
기자
수정 1998-06-27 00:00
입력 1998-06-27 00:00
자금시장에 기(奇)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환율안정으로 급전인 콜 금리는 하락세가 이어져 14%대까지 떨어졌으나 시장 실세금리인 회사채는 전혀 움직임이 없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하루짜리 콜금리는 지난 19일 15.57%에서 지난 25일에는 올들어 최저치인 14.68%로 떨어졌다.
콜자금은 은행간 이뤄지는 거래로 콜금리가 떨어지는 것은 금융기관의 자금사정이 좋다는 것을 뜻하므로 다른 시장금리도 떨어져야 한다.
그러나 3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지난 19일부터 25일까지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콜금리 하락세에 따라 떨어지는 것이 정상임에도 연 16.0%에서 고정돼 있다.
자금시장의 기현상은 콜시장의 왜곡때문에 빚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콜금리가 시장금리의 지표 기능을 상실했다는 얘기다.
최근 콜거래는 우량 은행들끼리만 이뤄지고 있다. 부실은행 퇴출 등을 앞두고 콜자금이 부실은행으로 흘러가지 않고 있다.콜거래가 예금보험 대상이 아닌 것도 한 몫한다.
우량 은행들끼리는 콜자금을 싸게 빌려주는 덤핑 현상이 빚어지면서 콜금리가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은 자금부 관계자는 “콜금리가 떨어지면 회사채도 떨어져야 하나 부실은행을 중심으로 유동성 확보를 위해 회사채를 시장에 내다 팔고 있기 때문에 회사채 금리가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콜금리 하락에 따른 회사채 금리하락 효과와 회사채 공급 증가에 따른 상승효과가 상쇄되고 있다는 얘기다.
한은은 부실 금융기관 정리가 이뤄지면 자금시장이 제 모습을 찾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자금시장의 기현상은 오래 갈 것으로 내다봤다.<吳承鎬 기자 osh@seoul.co.kr>
1998-06-2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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