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교감 評價 병행을(社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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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04-23 00:00
입력 1998-04-23 00:00
학부모와 교사가 교감·교장을 평가하는 제도가 도입된다.교육부는 21일 수요자 중심 교육의 실현을 위해 내년부터 교감·교장에 대한 학부모와 교사의 평가 결과를 교장 승진과 중임(重任) 및 초빙에 반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보수적인 성격이 강한 우리 교육계에서 이 제도의 도입은 큰 파장을 가져올 것이다.그러나 침체된 교육현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시도해 볼 만한 제도라고 우리는 본다.대학에서는 이미 학생들에 의한 교수 강의 평가가 정착됐고 교수들에 의한 총장직선제도 이루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교감·교장에 대한 평가는 그 상급자,즉 교장·교육장·부교육감들이 해왔다.교감·교장과 가장 가깝게 있으면서 그들의 업무수행 능력과 자질 등을 누구보다 잘 알 수 있는 교사들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그 결과 일부 교감·교장은 교사들의 건설적인 제안도 묵살하며 독선적으로 학교를 운영해 교사들로 부터 불신을 받아 왔다.

교육개혁의 주체는 교사이고 그 교사들을 이끌어 갈 사람은 교감·교장임에도 그들 사이에 원활한의사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은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교육개혁이 교육현장에서 제대로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교사가 교감·교장 평가에 참여하게 되면 교사 의견을 수렴하는 협의과정이 많아져 보다 합리적인 학교운영이 이루어질 것이다.또 위로부터 지시에 의한 교육개혁이 아니라 아래서부터 자발적인 교육개혁이 가능해질 것이다.

학부모의 평가 참여도 수요자 의견 반영이라는 점에서 바람직하다.그러나 학부모의 평가 대상은 교감·교장보다는 교사가 더 적절할 것이다.학교운영위원회 등에 직접 참여하는 학부모가 아니면 교장·교감에 대해서는 정확한 정보를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교사가 교감·교장 평가에 참여하는 만큼 교감·교장의 교사 평가도 인사에 적극 반영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교사도 노력하지 않으면 교단에 계속 설 수 없는 풍토가 마련돼야 우리 교육의 질(質)이 높아질 수 있다.

이런 평가제도가 뿌리 내리기 위해서는 우리 교육문화에 맞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평가 방식과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인기투표나 여론몰이식 평가가 아니라 교육적 판단 아래서 공정한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충분한 준비기간을 두고 연구해야 할 것이다.자칫하면 교육현장에 갈등을 유발하고 책임자의 관리능력만 약화시키는 제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998-04-2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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