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은행돈 쓰기 더 어려워진다/은감원 새달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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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02-14 00:00
입력 1998-02-14 00:00
◎대출때 그룹 재무구조개선 약정 의무화/6개월마다 점검… 불이행땐 대출금 회수

다음 달부터 재벌그룹들은 은행에서 대출받기가 지금보다 훨씬 더 까다로워진다.30대 그룹을 포함해 여신액 2천5백억원 이상인 63개 재벌 가운데 법정관리나 화의를 신청한 10개를 제외한 53개 재벌은 주거래은행과 은행 대출관련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어야 대출받을 수 있다.약정을 지키지 못할 경우 대출금을 회수당하거나 신규 대출이 중단되는 등의 제재조치를 받게 된다.

이 약정은 현행 금융기관 여신관리업무 시행세칙(제15조)에 따라 은행과 재벌 계열사간 거액여신이 이뤄질 때 맺는 특별약관과 별개로 포괄적인 범위에서 그룹 단위에 적용된다.그룹 전체의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재벌의 몸집 줄이기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상호지급보증 해소와 함께 기업의 구조조정을 촉진할 양대 축으로 자리잡게 될 전망이다.

은행감독원은 13일 은행 대출관리를 통한 기업 구조조정 촉진 차원에서 재벌그룹과 주거래은행간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하도록 전국 33개 은행에 시달했다.30대 재벌은 오는 2월에,그 이외 재벌은 3월에 각각 체결해야 한다.

약정에는 재벌 전체의 연차적인 부채비율 감축계획,부동산 매각이나 은행대출금 출자전환 등의 자구계획,계열사 통·폐합 등의 구조조정 계획,신규사업 진출 등 중요 영업활동에 대한 은행과의 사전협의 의무화 조항 등이 담기게 된다.주거래은행은 재벌 경영층과 주기적인 면담을 통해 6개월마다 약정의 이행상황을 점검해야 하며,소명기회를 준 뒤에도 약정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제재조치를 취하게 된다.

은감원 임세근 신용감독국장은 “지금도 거액대출을 해 줄 때 은행과 개별 기업간 특별약관을 만들어 관리하게 돼 있으나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는데다 기업의 구조조정 촉진을 위해서는 개별 계열사가 아닌 그룹 전체의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보고 이같은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가령 삼성그룹의 경우 그룹 주거래은행인 한일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어야 하고,이와는 별도로 그룹 계열사가 거액대출을 받을 때에는 현행 규정에 의해 그 계열사의 주거래은행과 특별약관을 체결해야 한다.<오승호 기자>
1998-02-14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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