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채협상 타결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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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01-31 00:00
입력 1998-01-31 00:00
◎환율·금리 하락→기업환경 개선→투자·수출→외화 유입/위기극복 경제선순환 발판 확보

외채협상의 타결로 외환위기는 큰 고비를 넘겼다.외국언론들도 일제히 ‘한국의 경제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극적인 전환점이 될 것’ 이라고 긍정적으로 보도했다.극복해야 할 난관들이 많지만 첫 매듭은 성공적으로 풀었다고 볼 수 있다.

당장 국제 금융시장에서 국내 금융기관과 기업들이 발행한 한국물의 유통금리가 눈에 띄게 낮아졌다.초단기 외채에 대한 만기연장(롤-오버) 비율도협상타결을 전후해 90%에 육박하고 있다.국내에서는 환율과 금리가 떨어지고 주가는 급등했다.

외채협상 타결이 국내외 금융여건을 빠른 속도로 개선시키는 이른바 ‘경제의 선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선순환의 고리는 외환시장에서 시작된다.30일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환율은 1천500원대로 떨어졌다.환율이 떨어지면 금융기관과 기업들은 대외결제용으로 준비했던 달러화를 팔고 원화를 확보할 것이다.또한 달러화 마련을 위해 준비해 뒀던 원화도 국내 대출이나 운용자금으로 써 시중자금은 다소 넉넉해질 것이다.30일 회사채수익률이 연 20% 이하로 떨어진 것도 이같은 전망에 따른 것이다.동시에 환차손을 피하기 위해 국내투자를 머뭇거렸던 외국인 투자자들도 환율이 안정되면서 안심하고 투자할 것이다.

금리가 내려가고 직접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증시가 안정되면 기업의 금융비용은 줄어들고,부도사태가 멈추게 된다.생산 코스트하락과 부도멈춤으로 수출이 늘고 이에 따라 재고가 감소하면 기업은 투자를 늘리게 된다.물론 환율이 내리는 속도만큼 기업의 대응이 빠르진 않겠지만 앞으로 생산활동은 보다 왕성해지며 국제수지도 개선될 수 있게 된다.

환율과 금융여건이 개선되고 기업의 생산성이 높아지면 우리나라의 대외신인도는 동반 상승할 것이다.



뉴욕시장에서 발행된 산업은행 채권의 유통금리는 28일까지만 하더라도 미국 재무성채권(TB) 금리에 4.35%의 가산금리가 붙었으나 협상이 타결된 29일에는 가산금리가 3.9%로 낮아졌다.

신인도가 높아지면 국내 금융기관과 기업들의 외화조달이 더욱 쉬워지고환율은 더 안정돼 경제는 선순환 2단계로 접어들 것이다.미국의 뉴욕 타임즈와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즈가 협상타결을 ‘한국경제의 극적인 전환점’으로 평가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그러나 이번 합의를 한국의 위기를 해결하는 단정적인 상황으로 보는 것은 금물이다.재경원 관계자는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기존 외채를 중장기로 연장했을 뿐 외환사정이 나아진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국내 금융개혁이나 노사문제가 완결될 때까지 외환위기는 상존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백문일 기자>
1998-01-3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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