캉드쉬와 노동계의 대화(사설)
수정 1998-01-14 00:00
입력 1998-01-14 00:00
반면에 캉드쉬 총채가 노동계 설득에 나설 정도로 한국의 노·사·정간 관계가 악화되어 있느냐는 자성의 소리도 나오고 있다.우리는 2개의 다른 목소리를 들으면서 한국경제가 어떻게 해서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지 않으면 국가가 파산할 지경에 이르렀는가를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자문이라기보다는 자괴와 자책을 금할 수 없다.
정부·기업·가계가 국가부도를 내는 데 일조한 것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지금 빚을 준 측에서 돈을 회수해가면 나라가 파산할 정도로 위기 상황인데 빚을 준 측이 무슨 말을 한다고 해서 이를 탓하는 것이 과연 현명한 처사인가를 반문해 보고 싶은 것이 우리의 솔직한 심정이다.
캉드쉬 총재는 인도네시아·태국·한국 등의 외환위기가 해소되지 않으면 IMF 존립기반마저 무너지고세계경제가 치명타를 입을 우려가 있어 인도네시아에 가는 길에 한국에 들러 노동계를 만나자고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캉드쉬 총재가 ‘IMF와 한국은 한 배를 탄 공동운명체’라며 설득한 것을 보면 그가 한국에 내정간섭 하려는 의도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IMF협정에 따라 우리가 추진해야 할 각종 개혁이 진척되지 않자 IMF측도 당황해하고 있다고 한다.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와 대기업의 상호지급 보증폐지 및 결합제무제표 작성 등 제도개혁은 비단 국가부도를 막기위해서 뿐아니라 국가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우리 스스로 이미 해결했어야 할 과제다.정부와 기업의 노와 사 및 가계가 누구를 탓하기 앞서 성찰하면서 자기개혁을 서두르는 것이 벼랑에선 경제를 살리는 길이다.노동계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 자기희생을 감수하기를 간곡히 당부한다.
1998-01-1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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