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업협정 개정 적기 아니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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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12-30 00:00
입력 1997-12-30 00:00
오부치 게이조(소연혜삼) 일본외상이 29일 서울에 왔다. 두 나라간에는 언제나 현안이 쌓여있으므로 일본외상이 서울에 온 게 새삼스러울 게 없으나 하도 어수선한 때라 관심이 크다.

오부치 외상의 이번 방한에는 크게 두가지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하나는 두나라간의 현안중 현안인 한·일어업협정 개정문제에 단안을 내리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김대중 대통령당선자와 만나 새 정부의 대일정책 기조를 탐색해 보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외상이 아직 취임은 안했으나 대통령 당선자를 만나 인사도 하고 두나라 문제를 미리 의논해 보는 것은 결코 나쁠 게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어업협정 개정문제는 시기가 적절치 않다는 점을 지적해 두고 싶다.

잘 알다시피 양국의 어업협정 개정문제는 대단히 복잡하고 미묘하다. 지극히 난해한 영토문제가 관련돼 있고 다같이 자국어민들의 생계문제가 걸려있다.

지금은 무엇보다 한국이 ‘국제통화기금(IMF)사태’라는 국가적 위기에 처해있다. 그리고 이 난국을 타개해 나가는 데 일본의 금융지원이대단히 중요한 것으로 돼있다. 일본으로서는 이런 호기를 협정개정의 압력수단으로 활용하고픈 유혹도 적지아니 받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방식은 결코 온당치 않다.



다음으로는 한국에 이미 새대통령 당선자가 결정돼 정권인수 준비를 하고 있는 때에 수년간 끌어온 협정개정문제를 서둘러 처리하려는 것은 순리가 아니다. 개정문제는 새 정부가 들어선 다음 당당하게 처리하는 것이 마땅하다.

일본은 차제에 협정의 파기 또는 존속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일본의 양식을 믿고싶다. 정부는 일본이 설령 파기를 선언하더라도 1년의 시간이 또 있으므로 의연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1997-12-3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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