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내년 허리띠 더 죈다
수정 1997-11-12 00:00
입력 1997-11-12 00:00
불황의 여파로 경제 여건이 악화되면서 대기업들이 임직원 감축과 신규투자 축소 등 내년 사업계획도 초긴축으로 짜고 있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불황의 여파가 내년까지 이어지고 주가와 환율의 불안 등으로 경제 전반에서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내년 신규투자를 줄이거나 동결하기로 했다.업종별로는 철강 기계 석유화학 등 중공업 분야의 투자가 특히 주춤해질 전망이다.
삼성그룹은 내년에는 재원 조달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올해 9조원인 투자규모를 10%선인 9천억원 가량 줄이기로 했다.인력 또한 신규 인력충원을 가능한 억제하고 한계사업과 적자사업을 정리하면서 잉여인력을 새 사업에 전직 배치함으로써 인력 감축의 효과를 유도할 방침이다.또 연봉제 도입과 함께 임금도 동결한다는 원칙을 정했다.
일부 계열사의 경영난으로 올해 1천여명의 임직원을 감축한 쌍용그룹은 내년에도 한계 사업의 정리 등을통해 계열사 임직원을 지속적으로 감축하고 임금동결을 유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쌍용은 특히 불요불급한 투자를 제외하고는 투자를 최소화한다는 원칙 아래 정보통신 분야 등 신규투자는 전면 보류하기로 했다.
LG그룹도 같은 맥락에서 내실경영에 주력키로 했다.LG는 ‘수익창출 기반구축’ 기조 아래 회장단과 각 문화사업단위(CU)장 등이 참여한 가운데 내년도 경영계획 수립을 위한 계열사별 컨센서스 미팅을 가졌으나 투자규모가 큰 전자 반도체 부문에 변수가 너무 많아 내년초로 결론을 미뤘다.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의 과잉투자가 최근 원화환율의 상승을 초래한 것”이라면서 “특히 해외차입에 의한 투자규모를 줄여야 경제여건이 안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에는 재벌들의 차입에 당국의 규제가 강화되고 대외신인도 하락에 따라 해외차입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데다 고금리의 금융부담 등으로 기업들의 자금난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이같은 방향 선회를 재촉하고 있다.
현대경제사회연구원 천일영 연구위원은 “내년에는 고금리와 재벌기업들에 대한 차입 제한으로 자금 조달과 투자에 애로를 겪을 것이므로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손성진 기자>
1997-11-1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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