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의 과학주권 침해발언(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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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10-04 00:00
입력 1997-10-04 00:00
미국 육류연구소(AMI)가 네브래스카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키로 한 한국 결정에 대해 과학적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이에 대한 항의 절차를 밟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한국에서의 O­157 발견이 미국 쇠고기 수출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을 염려하는 입장을 이해할 수는 있으나 그렇다해도 이런 식의 반응은 한국의 과학성에 대한 비상식적 실례일뿐 아니라 식품검역의 주권을 침해하는 일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따라서 우리는 이 지적에 대한 근거를 확인해야 한다.그리고 이번 사태를 검역체계의 공고한 확립과 검역능력의 과학적 객관화를 수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O­157만이 아니라 이와 유사한 대장균 O­26도 8월초 검출됐음이 국감과정에서 밝혀지고 있다.리스테리아균 역시 8월말 검출된 것이다.이런 일이 있는데도 적당히 사실을 은폐하는 당국의 안이한 태도가 이 시점 국가의 과학적 자존심을 훼손하는 결과에까지 이른 것에 대해 철저한 반성을 해야 한다.우리에게 과연 쇠고기에서 균하나 찾아내는 능력이 없는 것인가.이 문제는 과학기술계에서도 견해를 밝혀야 한다.쇠고기가 아무리 대단한 교역상품이라 하더라도 국가이미지를 손상하는 것까지 양해하면서 먹어야할 식품은 아니다.



그동안 식품안전에 대한 태도가 느슨했던 것은 사실이다.이번에도 서로 책임이나 따지는 정부 관련부처들의 모습을 본다.보건복지부에 식품의약안전본부를 설치했으나 축산식품 검역은 농림부 동물검역소에 위탁하고 있고 수산물은 해양수산부 수산물검사소에 위임하고 있다.위탁했으므로 보건복지부는 일차적 책임이 없다는 느긋함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국민 모두의 일상 식품인 쇠고기 위험사태에서 보건복지부가 솔선해서 나서지 않는 것은 이상하다.상황을 종합판단하고 대안을 수립하거나 대처방법을 긴급히 찾아 식품에서의 안전성을 구축하는 일은 보건복지부의 주된 임무다.이 기회에 검역 책임을 하나로 통합하고 검사의 일관성과 과학성을 최대화하는 구조를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국회 역시 법제와 예산을 동시에 확보해주어야 한다.
1997-10-0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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