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력으로 ‘사회보장’ 실현/통독유지의 비결
수정 1997-10-03 00:00
입력 1997-10-03 00:00
통일독일이 지난 7년간 40년 분단의 세월을 뛰어넘어 하나의 사회로 지탱돼올수 있었던 것은 발빠른 제도통합,같은 문화와 관습의 공유,강력한 경제력과 교육에의 치중 등 여러 요인들을 들 수 있다.
통일 당시 동·서독의 지도자들은 화폐통합을 시작으로 행정제도와 군편제 등 강제로 통합할 수 있는 것은 투표를 통해 순식간에 하나로 합쳐버렸다.얼핏 무리인 것으로도 보였지만 이같은 통합을 통해 동·서독 출신들은 좋든싫든 같은 생활권 내에서 같은 경험을 쌓아나가게 됐다.다른 제도 아래서의 생활로 생길수 있는 충돌의 소지를 원천적으로 봉쇄한 것이다.
40년 분단이 동·서독간에 문화적·관습적 차이를 만든 것도 사실이지만 이는 그이전에 훨씬 오랜 세월을 한민족으로 공유해온 관습과 문화에 비하면 미미한 것일 수 밖에 없었다는 점도 갑작스레 합쳐진 서로 다른 두 사회 출신간 충돌로 이어지지 않고 사회안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됐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서독으로부터 동독으로 흘러든 자금지원이었다.옛 동독의 통계수치만 믿고 있다가 옛 동독의 경제수준을 서독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당초 예상보다 훨씬 더많은 시간과 돈이 들어가게 됐지만 옛 서독측은 이를 순순히 받아들였다.공공부문에서만 무려 1조마르크(약 5백10조원)의 자금이 통일 이후 서독으로부터 동독지역으로 흘러들어갔고 이중 40% 이상은 순전히 옛 동독인들을 먹여살리기 위한 사회보장성 지출로 쓰였다.당연히 옛 서독지역에서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이라는 불만의 소리가 터져나왔다.그러나 이같은 자금지원이 통일독일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동·서독 출신들간의 심리적 이질감이 더욱 커지는 것을 막았기 때문에 통일독일을 지탱해온 최대의 원동력이 경제력이었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독일도 이제 언제까지든 이처럼 막대한 자금을 투입할 여유를 잃고 있다는 것.때문에 독일은 교육의 중요성에 눈을 돌리고 있다.옛 동독지역에서의 생활수준도 웬만큼 높아졌으므로 이제는 교육을 통한 일체감 형성이 자금지원의 효과를 대신할 수 있을 것을 기대하고 있다.
1997-10-03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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