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 아메리카의 역사/카를로스 푸엔테스 지음(화제의 책)
수정 1997-09-09 00:00
입력 1997-09-09 00:00
멕시코 출신의 세계적인 작가 푸엔테스가 쓴 라틴 아메리카 문화 개설서.라틴 아메리카에 대해 우리가 갖는 이미지나 인상은 빈곤,실업,정치적 불안,외채,게으름 등 부정적인 것들이 대부분이다.그러나 라틴 아메리카는 정치적·경제적 위기에도 불구하고 독창적인 문화를 일궈왔다.이런 맥락에서 푸엔테스는 라틴 아메리카를 이해하려면 그것을 탄생시킨 스페인을 알아야 하고,스페인을 알려면 스페인의 실체를 이루는 그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을 편다.이 책에서는 알타미라의 동굴벽화에서부터 로스앤젤레스 뒷골목의 낙서문화에 이르기까지 스페인과 스페인계 아메리카 문화의 전체상을 빈틈없이 살핀다.
스페인은 카를로스 1세와 ‘무적함대’로 상징되는 펠리페 1세 치하의 100여년 영광의 역사를 갖고 있다.그러나 유럽역사에서 스페인만큼 이민족의 침략이나 지배를 많이 받은 민족도 드물다.선주민인 이베리아인과 켈트족의 이주,고대 페니키아와 그리스의 식민지,카르타고의 속령,장기간에 걸친 로마의 지배,고트족 왕국,무어인의 침략과 지배 등은 이를 반증하는 사례다.문화적인 면에서 볼때 스페인만큼 혼합적인 문화를 지닌 나라도 별로 없다.스페인의 문화는 한마디로 켈트이베리아 문화,가톨릭 문화,이슬람 또는 유대문화로 대변되는 다양성과 포용의 문화다.푸엔테스는 이런 풍요로운 문화적 바탕과 상상력이 정치·경제부문에서는 왜 발현되지 않는지 안타까워한다.이 책은 라틴 아메리카인의 정체성에 관한 뼈아픈 자기성찰의 기록이기도 하다.서성철 옮김 까치 1만5천원.<김종면 기자>
1997-09-0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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