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발행취소 ‘봇물’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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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09-03 00:00
입력 1997-09-03 00:00
◎조달금리 상승·금융기관 매입기피 등 겹쳐/4분기 해외증권 79% 증가 “사상 최대”

업체들이 자금난 타개를 위해 직접금융 조달방식인 회사채 발행물량을 크게 늘려잡고 있으나 금융시장 불안정으로 조달금리가 치솟자 어쩔수 없이 회사채 발행 자체를 취소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특히 최근들어서는 금융시장의 불안심리로 국내 5대 재벌 이외의 업체가 발행하는 회사채는 시장에서 잘 소화되지 않거나 매매 자체가 끊기는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어 업체들의 자금난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업체들은 금융기관들이 한보 삼미 기아사태 이후 자금을 보수적으로 운용하면서 간접금융조달 방식인 은행차입 등이 어려워지자 회사채 발행 물량을 늘리고 있다.회사채 발행 물량의 증가는 조달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며 여기에다 은행과 투신사 등 기관투자가의 매수기반마저 취약한 상황이어서 업체들은 당초 계획대로 회사채를 발행하지 못하고 취소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회사채 발행 신청 물량은 2조8천5백억원이었으나 이 가운데 5천억원이상은 취소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회사채 발행 물량의 취소 규모는 9월에는 더욱 커질 것으로 여겨진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9월 중에 발행하겠다고 증감원에 신청한 회사채 발행 물량은 8월보다 급증한 3조9천9백76억원에 이르고 있으나 이 가운데 실제로 발행될 물량은 2조5천억원선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그럴 경우 업체들은 1조4천억원 이상의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게 된다.2일에도 4대 재벌 소속 우량업체인 한 계열사에서는 1천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으나 3백억원어치만 소화됐다.

이같은 현상은 회사채 발행금리의 상승과 금융기관의 회사채 매입 기피가 주요인이기는 하나 회사채 발행관련 제도개선의 여파도 일부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지난 8월 이전에는 회사채 발행 신청 물량의 60% 이상을 실제로 발행하지 않을 경우 다음 한 달간은 회사채를 발행할 수 없게 돼 있었으나 이런 제한이 8월부터 풀리면서 회사채 발행 신청 물량 자체를 높게 책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기업들의 해외증권 발행 신청물량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증권업협회는 2일 올 4.4분기 해외증권 발행 신청물량은 22억8천6백50만달러로 3.4분기보다 79.9%가 늘어났다고 밝혔다.

해외증권 신청 폭증은 국내 자금 시장의 경색으로 기업들이 국내에서는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만한 마땅한 수단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환율이 급등하는 등 외환시장이 불안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오승호·이순녀 기자>
1997-09-03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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