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입지강화 속셈”/정부 분석·대응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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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08-29 00:00
입력 1997-08-29 00:00
◎“마지못해 합의한 회담” 기회엿보다 취소/장 대사 형제 무리한 한국행 추진 않기로

북한이 미국과의 미사일회담을 돌연 취소한 것은 일단 장승길 대사 망명사건과 관련,미국측에 대한 불만표시로 보인다.그러나 북한의 미사일회담취소는 장대사 사건뿐 아니라 복합적인 요인이 내재해있다는게 정부 관계자들의 평가다.

외무부의 한 관계자는 “미사일회담의 경우 북한이 미국의 요구에 따라 마지못해 개최를 합의한 회담”이라면서 “회담을 취소할 기회를 엿보다가 장대사의 망명사건을 기화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북한의 미사일 관련정보를 많이 알고 있는 장대사 일행의 망명을 계기로 향후 미사일회담에서 북한의 입지가 약화되지 않도록 선수를 친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와 함께 미국이 지난 20일 관보에 “용각산총무역회사등 2개의 북한기업에 대해 향후 2년간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상의 장비 또는 기술의 수출허가를 금지한다”는 등의 내용을 공고함에 따라 북한은 이번 회담에서 미국이 이같은 제재내용을 강조할 것임을예상해 어떤 구실로든 회담을 취소할 속셈이었다는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이처럼 북한이 미사일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하자 다음달 15일로 예정된 4자회담 예비회담 개최여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외무부 관계자들은 북한측이 식량지원과 미국의 대북제재완화문제 등이 걸려 있는 4자회담 예비회담에서 후퇴할 경우 손실이 너무 크기 때문에 예비회담을 취소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있다.

따라서 정부는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예비회담을 예정대로 치를수 있도록 외교적인 노력을 다할 방침이다. 특히 미국무부가 절차상의 문제를 들어 장대사의 미국망명 허용이 최종 결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으나 이는 다분히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배려로 외무부 관계자들은 해석하고 있다.우리 정부도 장대사 망명사건이 미북,남북관계에 악재로 작용해서는 안된다는 기본인식아래 장대사의 무리한 한국행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서정아 기자>
1997-08-2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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