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식량 배분 투명성 확보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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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08-15 00:00
입력 1997-08-15 00:00
최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미국 하원 정보위 소속 의원단이 13일 서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매우 민감한 발언을 했다.조심스럽고 완곡한 표현을 쓰긴 했으나 의원단은 그동안 북한에 제공된 구호식량중 일부가 군과 엘리트계층에 잘못 제공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우리가 의원단 회견에 새삼 의미를 부여하는것은 이들이 정보위원회 소속으로 중앙정보국(CIA) 등 미국의 주요정보기관들로부터 수시로 브리핑을 받고있는 정보통들이라는 점 때문이다.다음으로는 그동안 북한이 구호식량 일부를 군량미로 전용했을 가능성을 서울에서는 간헐적으로 제기해 왔었으나 미국측에서 의문을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사실이다.

물론 우리는 그것이 사실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어떤이는 이문제와 관련해 총량개념으로 보자는 말도 하고 있다.비록 얼마가 군량미로 전용되더라도 결국엔 북한내에서 쓰이지 않겠느냐는 것이다.그러나 군량미를 다 채우고 나서 굶주려 피골이 상접한 어린이들에게 전달될 것이라면 주머니를 털어 식량을지원할 사람이 이세상 어디에 있겠는가.그것은 인도적 지원의 본질을 훼손하는 원칙의 문제인 것이다.

의원단은 귀국해서 북한에서 지원식량의 배분 과정을 세계식량기구(WFP) 등 국제기구가 확인토록 하는 결의안을 하원에 제출하겠다고 한다.우리도 지난7월 북경에서 열렸던 남북적십자 3차접촉에서 지원식량 배분의 투명성을 얼마간 확보했다고는 하나 미흡하다.북한으로 부터 구체적 배분결과를 통보받는 식인데 북한의 일방적인 보고를 믿을수 있다면 이런 문제가 처음부터 제기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북한은 올해 부족분 1백93만t중 1백45만t을 확보한 것으로 정부는 분석하고 있다.이제 북한도 급한불은 끈셈이다.따라서 앞으로는 배분의 투명성과 지원을 연계하는 정책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인도적 지원이 구호의 참뜻에 어긋나게 쓰이는 것은 너무나 비인도적이다.
1997-08-1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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