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이 보내준 해외여행서 참사/한청희 교사·김택정 변호사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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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08-08 00:00
입력 1997-08-08 00:00
“제자들이 보내주는 여행이라 기뻐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한 데…”
대한항공 747기의 추락사고로 숨진 서울 청계초등학교 한청희교사(52·여·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제자였던 신연미양(22·서울 신구전문대 2년)은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자신을 딸처럼 귀여워했던 선생님의 사망소식을 믿기 어려워 7일 아침까지 생존자명단을 찾아본 신양은 끝내 오열하고 말았다.미혼의 한교사는 같은 학교에서 근무한 인연으로 알게된 이명자씨(42·여·속초시 교동)와 이씨의 남편인 변호사 김택정씨(45)와 아들(8),언니 이정재씨(43·여·서울 서초구 반포동)와 함께 처음 해외여행길에 올랐다가 5명이 모두 참변을 당했다.
지난 71년 교단에 선 한교사는 지금까지 2천여명에 달하는 제자들을 각별한 애정으로 돌보았다.제자들의 일기와 편지 등을 모아 ‘우리들’이라는 문집을 64호까지 만들어 왔다.제자들은 의사 변호사 작가 등 각계에 진출했고 이들이 보내온 글들로 문집이 채워졌다.여류 소설가 박완서씨가 기고를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김변호사는 중3때 아버지가 돌아가신뒤 집안이 기울자 고2년을 마치고 검정고시를 치러 서울대 법대에 진학했다.
그는 대학 졸업후 고시공부를 위해 ‘사미승처럼 군불을 때가며 절비를 대신’한 끝에 6전7기로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그러나 첫 해외여행이 돌아올 수 없는 길이 됐다.<강충식 기자>
1997-08-08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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