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편의점 얌체피서로 “만원”/가마솥더워 탈출 백태
수정 1997-07-25 00:00
입력 1997-07-25 00:00
연일 계속되는 가마솥 더위를 이겨내기 위한 묘안이 백출하고 있다.숨이 막힐 지경의 더위는 일단 피하고 보자는 ‘피열치열’식 피서법이 주류이다.
자연히 냉방시설이 좋은 서점이나 패스트푸드점 등은 대낮 ‘피서객’들로 만원이다.교보문고에는 24일 하루동안 평소보다 두배나 많은 4만여명이 찾았다.특히 가장 무더운 시간인 하오 1시부터 4시까지의 이용객이 절반을 넘었다.
에어콘 시설이 없는 접객업소들은 파리를 날릴 수밖에 없다.
최근 경기도 양평을 비롯,청평 양수리 장흥 등 서울 근교 유원지에는 ‘출퇴근 피서족’이 등장했다.숙박업소마다 투숙객의 2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서울 잠실에 직장이 있는 김모씨(35·서울 도봉구 쌍문동)도 이 부류.주중인데도 아내,두 딸과 양수리의 한 모텔에 묵고 있다.저녁에는 강변에서 더위를 식히고 새벽에 일어나 넥타이를 매고 출근한다.퇴근하면 다시 양수리행.휴가아닌 휴가를 알차게 보내고 있는 셈이다.
열대야로 밤잠을 설치면서 아파트 옥상에 돗자리를 깔고 밤참을 먹는 모습도 한여름의 새로운 풍속도로 등장했다.
한강시민공원은 밤마다 강바람을 쐬러나온 시민들로 붐빈다.24일 밤에도 뚝섬지구에 3만여명,여의도지구 1만5천여명,잠실선착장 주변 둔치에 5천여명 등 9개 지구에 모두 15만명 가량이 몰렸다.
킴스클럽 등 대형할인매장과 24시간 편의점에는 한낮을 피해 새벽 2∼3시에 쇼핑을 즐기는 ‘올빼미족’이 20∼30% 가량 늘었다.
폭염에 따른 사고도 잇따랐다.24일 하오 2시30분쯤 대구시 북구 서변동 성북초등학교에서 농구를 한 뒤 더위를 식히기 위해 부근 동화천에 뛰어들었던 김억군(16·동부공고 2년)이 2m 깊이의 물에 빠져 숨졌다.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은 배추 등 채소류가 더위에 시들어 전체 반입물량의 10% 정도를 폐기하기도 했다.
냉방기기의 사용이 급증하면서 크고 작은 정전사고도 평소보다 2배 가량 늘었다.24일 하오 7시45분쯤 서울 종로구 관훈동 56∼62에 매설된 전선개폐기의휴즈가 과열로 끊어지면서 20여가구에 전력공급이 1시간30여분 동안 중단된 것을 비롯,이날 하루 동안 서울 관악·서초·도봉·성북·노원 등 곳곳에서 크고 작은 정전사고가 발생했다.
애견센터에는 요즘 들어 무더위에 열사병에 걸렸거나 지나친 에어컨 사용으로 냉방병에 걸린 개들이 부쩍 늘었다.<김경운·강충식 기자>
1997-07-25 2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