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정부의 양식 믿고싶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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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07-12 00:00
입력 1997-07-12 00:00
대만 전력공사가 최근 대만 원자력위원회에 북한과의 핵폐기물 수출계약 허가신청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이는 전력공사측이 핵폐기물을 북한에보내기 위한 절차밟기에 들어갔다는 얘기다.형식상으로 말하면 원자력위의 최종허가 과정이 남아있다.그러나 이미 국제적 관심사가 돼있는 이 문제를 사전에 교감없이 전력공사가 불쑥 신청서를 냈을리 없으므로 대만정부는 폐기물 수출강행을 내심 결정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실로 유감이 아닐수 없다.우리는 이 문제가 연초 표면화한 이래 줄곧 대만정부의 건전한 양식에 따라 자진 취소되는 방향으로 매듭지어지길 기대해 왔다.그러나 일은 우리의 희망과는 반대되는 길로 들어서고 있다.

대만은 대만대로 계산이 없지않을 것이나 대만이 핵폐기물의 대북이전을 끝내 강행할 경우 어떤 사태가 오리란 것은 명백하다.그런 결과를 빤히 내다보면서도 이전을 강행하려는 대만의 저의가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지난 6월 아·태경제협력체(APEC)환경장관회의는 핵폐기물의 빈국이전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이는대만 핵폐기물을 다분히 의식한 것으로 대만에 대한 일종의 아·태사회의 경고였다.또 같은 무렵 미국의 하원도 이례적으로 대만이 핵폐기물의 북한 이전을 전면 재고토록 결의안까지 채택했었다.유엔과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이 문제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바 있다.또 한국의 환경단체들은 해상봉쇄를 계획하고 있으며 이미 모의훈련까지 실시해두었다.그린피스도 한국환경단체들과 해상봉쇄에 협조키로 약속해놓고 있다.한국의 강력한 반대를 무릅쓰고 핵폐기물 이전을 고집할 경우 대만이 국제적 비난의 표적이 되리란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모든 내외여건이 대만의 반대편에 서있다.우리는 대만정부가 이러한 국제적 환경을 완전히 무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아직 갖고 있다.대만정부의 양식을 믿고 싶은 것이다.핵폐기물의 수출은 무엇보다 부도덕하다.
1997-07-1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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