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진 종로학원장 66억 도박피해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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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04-25 00:00
입력 1997-04-25 00:00
◎내기골프로 시작… 거액잃고 망신살/한판 100만원 걸고 바둑… 판돈 1억까지/10억 잃자 본전생각에 이성잃고 빠져들어

서울 종로학원 원장과 부동산 임대업자,유통업체 사장 등이 국내외 골프장을 돌며 판돈 66억원의 내기 바둑과 골프를 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있다.

서울지검 북부지청 형사5부(부장검사 선우영)는 24일 건물임대업을 하는 한양실업 대표 민경하씨(78)와 모피를 파는 모아유통 대표 김병용씨(44)를 상습도박 혐의로 구속했다.

서울 종로학원 대표 정경진씨(67)는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정씨는 지난 93년 11월부터 우연히 알게된 민씨 등과 서울근교 골프장을 돌며 한 타에 10만원을 걸고 내기 골프를 쳤다.처음에는 심심풀이로 시작했지만 점차 판돈이 커지면서 한달에 서너번 국내외 골프장을 돌며 도박판을 벌였다.

정씨는 내기 골프가 끝나면 바둑을 둘 줄 아는 김씨와 내기 바둑을 했다.정씨는 1급,김씨는 2급 수준.이때까지만 해도 판돈이 1백만원을 넘지 않았다.가끔 1천만원 가량을 따기도 했기 때문에 도박에서 손을 뗄 수가없었다.

그러던 중 정씨는 95년 9월 일본 오이타현 벳부시에서 내기 골프를 끝내고 한 온천장여관에서 김씨와 평소처럼 내기 바둑을 두게 됐다.처음에는 한판에 1백만원을 걸었다.하지만 점차 돈을 잃자 판돈을 1억원으로 올렸다.그런데도 번번히 패해 어느덧 10억원 가량을 잃고 말았다.

정씨는 실력이 한수 아래라고 여겼던 김씨에게 잇달아 지자 이성을 잃기 시작했다.판돈은 2억,5억,10억원으로 커졌다.결국 정씨는 6시간만에 66억원을 잃고 말았다.

정씨는 도박빚 66억원중 20억원은 탕감받고 46억원의 어음을 전주 노릇을 한 민씨에게 써줬다.이후 민씨의 빚 독촉에 시달렸다.그해 11월 폭력배를 동원한 민씨 등의 협박에 못이겨 현금 3억원을 주고 나머지 43억원은 없는 것으로 했다.

정씨는 검찰에서 『10억원 가량을 잃고 나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면서 『본전을 생각하니 판돈을 올릴수 밖에 없었고 결국 66억원을 잃었다』고 말했다.<강충식 기자>
1997-04-25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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