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자회담 본질 훼손 안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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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04-04 00:00
입력 1997-04-04 00:00
4자회담 수용 조건으로 한국과 미국에 쌀 1백50만t의 선지원을 요구했던 북한이 이번에는 60만t만 선지원하고 나머지 90만t은 4자회담이 열리게되면 거기서 협의하자는 안을 내놓았다고 한다.

이번 북한의 수정제의는 상당히 조건을 완화시킨 타협안처럼 보이지만 일은 잘못 돼가고 있다.지난해 4월 한국과 미국이 4자회담을 제의한 이래 우리는 한·미 양국이 4자회담을 이끌어 내기위해 어떠한 당근정책도 써서는 안된다고 기회 있을때마다 강조해왔다.다행히 두나라 정부도 지금까지 그 테두리를 잘 지켜왔다.그러나 북한은 양국의 그러한 「원칙」에는 아랑곳 하지않고 줄기차게 쌀지원 문제를 걸고있는 것이다.

우리가 4자회담과 쌀지원이 바터가 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해온 것은 자칫하다가 4자회담이 쌀회담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4자회담과 쌀지원 문제는 그 성격이 전혀 다르다.4자회담은 한반도의 평화정착문제를 논의 하자는 것인데도 거기에서 쌀얘기나 하다보면 회담의 성격이 기본적으로 뒤틀릴 가능성이 매우 큰것이다.다른 하나는 북한과의 모든 협상이 당근을 수반하는 형식이 돼서는 안되겠다는 점이다.우리는 북한의 핵위협으로 경수로발전소 제공이라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지 않았는가.

대북지원을 할수도 있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한반도의 평화정착과정과 병행돼야 하는 것이다.이번 수정제의에서도 북한은 다음 있을 후속 4자회담 설명회때 10만t,4자회담 예비회담때 50만t,4자회담 본회담때 90만t 식으로 단계별 일정까지 제시했다고 한다.

외교에는 거래가 있을수 있다.그러나 거래가 협상의 본질을 훼손해서는 곤란하다.4자회담에서 식량지원 문제나 얘기하다 북한의 식량사정이 한 고비를 넘기고 나면 4자회담 자체가 흐지부지 될 가능성이 크다.이같은 변질을 미리 경계해야 한다.
1997-04-0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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