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쌀지원은 질서있게(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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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04-01 00:00
입력 1997-04-01 00:00
정부가 31일 민간차원의 대북지원 품목에서 그동안 제외해온 쌀을 지원대상에 포함시키고 경제단체들의 지원활동도 허용하는 등 대북지원 유화조치를 발표했다.이로써 95년15만t의 쌀을 북한에 보낸이래 사실상 중단했던 대북 식량지원이 쌀을 포함해 다시 본격화하게 됐다.

정부차원의 본격적인 지원은 아니라고해도 우리가 굶주림에 허덕이는 북한 동포들을 돕는다는 것은 당연하다.그런점에서 우리는 정부의 이번 조치를 환영한다.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지금 우리가 북한을 돕는 일이 과연 잘된 일인가 일말의 의문이 남는것도 사실이다.첫째는 우리의 식량지원을 북한당국이 정말로 감사하게 생각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그것이 북한의 배고픈 동포들에게 곧바로 돌아갈 것인가하는 염려 때문이다.

95년 쌀을 싣고 북한에 갔던 배에서 태극기가 끌어내려졌던 사건을 아직도 많은 국민들이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따라서 이번에는 그런 불미스러운 일이나 군량미로 전용될 가능성 같은 것을 차단하는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더구나 이번 쌀지원은 우리가 넉넉해서 주는 것도 아니다.우리도 금년에 7만5천t의 쌀을 수입해야 하는 형편이다.

또 지원이 경쟁적으로 되거나 중구난방식이 돼서도 안되겠다.그런점을 고려해 정부가 창구를 적십자사로 일원화 하기로 했고 개별기업이 지원에 나설 경우도 경제단체를 통해서 하도록 했다.그러나 국제기구를 통한 지원창구도 있고 다른 혼란이 아주 없으란 법도 없는 것이다.

우리가 북한에 식량을 지원하는것은 어디까지나 인도적 차원의 것이다.그러나 정부는 정책적 고려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작게는 북한의 대남 비방중지같은 것도 얻어내야 할 것이고 정부차원의 본격적인 지원에 앞서서는 남북당국간 접촉창구도 마련돼야 할 것이다.더 나아가서는 이런 지원이 얼어붙은 남북관계에 돌파구를 마련하는 계기가 되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1997-04-0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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