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임금동결 급속확산/“고용 축소보다 비용 줄어 불황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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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03-01 00:00
입력 1997-03-01 00:00
◎30대그룹 이어 중기까지 뒤따를듯

「졸라 맨 허리를 바짝 죄자」 탈불황 전쟁을 벌이는 재계에 임금동결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구조적 불황에다 총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한보사태 여파로 위기적 경제상황으로 치닫자 임금동결이란 비상책이 가시화되고 있다.「간부직 임금동결,사원 소폭 인상」은 흐름이며 기업전체로 임금총액 동결이 대세가 됐다.일부 그룹에선 임금반납사태까지 빚어지고 있다.

일부 그룹이 밝혔듯이 30대 그룹의경우 자연감소와 신규채용 억제로 인건비 지출을 줄이고 사원임금 소폭인상을 통해 「인건비 총액동결」이라는 불황극복의 방정식을 만들어내고 있다.예년에 보기 힘들었던 「임금동결」이 큰 흐름이 된 것은 다름아닌 정리해고와 명예퇴직의 바람 탓.직장을 잃느니 임금을 덜받는 게 낫다는 불황기 생존의식이 싹텄기 때문이다.

대그룹들은 지난해부터 몰아친 불황여파로 감량경영에 나서면서 가장 손쉬운 방법인 명예퇴직과 정리해고를 통한 인원감축의 유혹을 느끼지 않을수 없었다.그러나 고용불안으로 근로의욕이 급격히 떨어지고 인력감축이 실업자 증대라는 사회문제를 유발할 것이라는 내외의 비판이 제기되자 고용축소보다는 비용절감을 위기의 탈출구로 삼게 됐다.

삼성이 대그룹으로는 처음 『정리해고와 명예퇴직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평생직장을 보장하는 대신,총액인건비를 동결한 것이 이와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이다.물론 사원임금은 3% 이내에서 올리기로 했다.

파업으로 1천2백억원의 매출손실을 본 한라그룹의 경우 한 걸음 더나가 전 계열사 임원들이 급여를 10% 반납키로 했다.포항제철과 진로그룹,동국제강도 전 임직원이 올 임금을 지난해 수준에서 동결키로 했으며 이에 앞서 현대자동차는 파업손실을 만회할 때까지 급여 10%를 반납키로 결의했다.산업계 영향으로 고려대 교직원노조가 28일 긴급운영위원회에서 임금협상을 학교측에 위임함으로써 교직원임금도 지난해 수준에서 동결될 전망이다.



임금동결바람은 사용자의 일방적 결정보다는 사원들의 동참에 의해 많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전과 다르다.30대그룹은 올 임금총액을 동결키로 결의한 만큼사원들의 임금인상을 최소화하거나 동결할 것이며 나머지 31∼50대그룹도 이같은 흐름을 따를 것이 확실시된다.중소업계도 적자업체나 섬유 등 불황업종의 경우 임금동결이 불가피하다.경총이 올 임금가이드라인으로 「0%」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점도 임금동결의 불가피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두자리수 증가율을 보여온 임금인상률이 올해에는 한자리로 떨어질 것 같다.<권혁찬 기자>
1997-03-0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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