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강성산 총리 해임됐나/지병으로 장기간 직무수행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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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02-22 00:00
입력 1997-02-22 00:00
북한이 강성산 총리의 신상변화를 공식 발표한 적은 없지만 20일 등소평 사망후 보낸 조전에서 나타난 「총리대리」 홍성남 명의는 사실상 강총리의 해임으로 받아들여져 그의 해임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리 정부는 우선 강이 지병으로 1년이 넘도록 집무가 불가능했었다는 점에서 그의 해임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강은 사망한 김일성의 84회 생일인 지난해 4월 15일 밤 가족과 함께 평양 만수대언덕의 김일성동상에 헌화한 이후 일체 공석에 모습을 보이지 않아 이따금 해임설이 제기되기도 했었기 때문이다.특히 이런 상태에서의 그의 총리직 유지는 북한권부의 강에 대한 예우의 성격이 짙었던 만큼 이번 해임은 정치적 성격보다는 「배려」중단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통일원의 한 관계자는 『그가 당뇨병과 간경화 등으로 오랫동안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데 일차적인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치적 동기에 의한 강의 실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북한은 지난 13일 오스트리아 총리 취임때 축전을 강총리 명의로 보냈었다.따라서 불과 1주일 사이에 나타난 그의 해임은 이 기간중 돌출한 황장엽비서의 망명사건에 대한 문책성일 개연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황비서나 강총리는 모두 해외에서 유학한 혁명 1.5세대로서 개방지향적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면서 『올해 김정일의 공식 권력승계가 예정돼있다는 사실에 비추어 김정일세대의 전면포진을 위한 구세대 정리작업의 개시로 볼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김일성의 이종사촌 동생인 강은 31년 함북생으로 체코 프라하공대에 유학했으며 70년 당중앙위원,80년 정치국원을 거쳐 84년 정무원 총리에 올랐다.86년 총리에서 해임됐다가 92년 재기해 오늘에 이르렀는데 지난 94년엔 그의 사위라고 주장하는 강명도씨가 귀순,문책이 점쳐지기도 했다.
한편 이번에 강을 대신해 조전을 보낸 「총리대리」 홍성남은 북한의 중공업부문에서 일해온 전형적인 기술행정관료라는 점에서 그의 부상은 북한의 경제정책 변화와 관련,주목을 받고 있다.홍은 당 중공업부 지도원으로 출발,과장·부장을 지냈으며 정무원에서도 부총리직과 함께 수차례나 국가계획위원장을 맡는 등 주로 경제분야에서 관록을 쌓아왔다.<최병렬 기자>
1997-02-2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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