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살리기 10% 운동」 펴자(최택만 경제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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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02-06 00:00
입력 1997-02-06 00:00
대외적으로는 신엔저(달러강세)현상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한보사건이후 한국의 해외신용도가 떨어져 국내 금융기관·국내 금융기관 해외지점·국내 기업들이 해외자금을 조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파업과 기업부도가 잇따르면서 국민총생산(GNP)기여도가 47%에 달하는 수출이 결정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올들어 1월말까지 무역적자가 사상최대치인 34억달러에 달했다.이 추세로 가면 1·4분기중 올해 적자 예상치의 절반을 잠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업 해외자금 조달에 어려움
여기다 신엔저현상으로 국내상품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돼 무역적자가 더 늘고 있다.벌써부터 정부가 전망한 무역적자 예상치 1백40억달러를 훨씬 넘는 1백90억달러 적자가 발생하고 성장률은 당초 전망치 5%에서 4%로 낮아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돌고 있다.경제성장률은 최악의 경우 마이너스를 기록할지도 모른다는 성급한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또 경제성장이 둔화되면서 고용불안을 우려하는 소리가 높아가고 있다.더구나 대선을 앞두고 정치논리가 경제논리를 지배할 경우 경제의 추락이 가속화 될지 모른다.경제가 악화될 때 제일 먼저 걱정되는 것은 국내 주식시장에 들어와 있는 외국자본의 움직임이다.정치적 불안정과 경제난으로 인한 투자위험과 환차손을 우려해 외국자본이 빠져 나갈 경우 증시가 폭락할 개연성이 있다.
현재 국내증시에 투자된 1백60억달러의 외국단기자금(핫머니) 가운데 일부가 유출되기 시작하면 증시가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한보사태이후 국제적인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사는 제일·외환·조흥은행을 「감시대상목록(워치리스트)」에 올려 놓고 해외투자가들에게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
한국경제는 이런 안팎의 도전을 이겨내고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인가,아니면 중도에서 좌절할 것인가의 갈림길에 서 있다.우리경제는 유신정권이 무너진 다음해인 지난 80년 성장률이 마이너스 2.7%를 기록한 바 있다.세간에는 경제가 최악의 상태에 들어가야 정치인과 기업 및 근로자,그리고 과소비계층이 정신을 차릴 것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이 말의 이면에는 우리경제가 개방화되어 있지 않은 지난 80년대 초와 같이 마이너스 성장을 해도 경제가 다시 회생할 수 있다는 전제를 깔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당시와 지금은 크게 다르다.지금은 경제의 개방화와 국제화가 크게 진전되어 있다.개방화가 진전된 상황에서 대외신용도가 크게 떨어지면 자본수지마저 적자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경상수지적자를 메워주고 있는 자본수지가 적자로 돌아서면 멕시코와 같은 외환위기가 발생하는 것이다.
우리경제는 그같은 「위기적 상황」으로 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정부는 물론 기업과 국민이 현재의 경제상황을 올바로 인식하고 경제살리기에 나서야 한다.정부·기업·가계가 삼위일체가 되어 낭비적 요인은 10씩 줄이고 생산적 요인은 10%씩 높이는 이른바 「경제살리기 10%운동」을 펼 것을 제의한다.
정부가 먼저 허리띠를 졸라매어 예산을 과감하게 축소하는 수범을 보일 필요가 있다.정부는 올해 예산 74조원가운데 10% 정도를 절약하고 공공요금을 전면 동결,경제살리기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재정부문은 긴축적으로 운용하고 금융부문은 신축적으로 운영,기업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부도위기 등 경제불안감을 진정시켜야 할 것이다.
경제의 실질적인 주체인 기업의 역할과 책무는 대단히 중요하다.사용자는 접대비와 에너지사용 등 비생산적 비용을 10% 줄이고 부채도 10% 축소하는 동시에 연구개발·자동화·교육훈련 투자는 10%를 늘릴 것을 당부한다.대기업은 다각경영을 지양하는 대신 업종전문화를 통해 1개이상의 세계 일류상품을 만들겠다는 방침아래 경영개혁에 착수해야 하겠다.
○근로자도 경제살리기에 동참을
근로자는 경제를 살리기위해 노동관련제도 개혁문제를 놓고 파업을 벌이는 일을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다.지금은 오히려 생산성과 작업집중도를 10% 높이고 불량률 제로에 도전해야 할 때가 아닌가.근로자는 기업의 기둥이자 나라의 주인이다.그러므로 기둥의식을 갖고 기업경비 절감에 협조하는 동시에 정보화시대에 걸맞게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는 등 자세를 혁신적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국민들도 현재의 경제난을 남의 일처럼 방관해서는 안된다.경제가 추락하면 그 피해자가 자신과 가족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그런 사고와 자세를 갖고 저축을 10% 늘리고 전기·가스·수도 사용과 쓰레기 및 외식을 10% 줄이는 일에 착수하기 바란다.자가용 10부제 실시에 스스로 동참하고 외제상품 하나를 덜 사며,해외여행을 삼가는 등 합리적인 소비생활로 돌아갈 것을 당부한다.〈논설위원〉
1997-02-0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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