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영화 등급제」 불 영화인 발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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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01-06 00:00
입력 1997-01-06 00:00
프랑스 영화감독과 제작자들이 화가 단단히 났다.최근 텔레비전에 방영되는 모든 영화에 등급표시제가 실시된 탓이다.
등급표시제는 방송윤리위에 해당하는 프랑스 시청각위원회가 청소년들을 폭력과 애정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만든 조치.청소년이 아예 볼 수 없거나 부모의 허락아래 볼 수 있는 영화,청소년 시청가능 등의 표시가 붙어있다.
영화감독이나 제작자들은 이같은 조치가 예술창작의 자유를 저해할 수 있다고 강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영화감독의 동의나 참여없이 TV방송사가 독단적으로 등급표시를 한다는 것은 받아들일수 없다는 자세를 분명히 하고 있다.
프랑스의 유명감독인 장 자크 베이넥스는 『시청각위원회의 조치에 굴복하거나 반항하는 두가지 방법이 남아있다』고 말한다.감독들은 위원회의 조치가 실질적인 영화검열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황금시간대에 방영되는 영화의 시청률을 높이려면 방송사는 결국 영화의 내용을 순화할 수 밖에 없고 이는 감독들의 제작의도와 전혀 다르게전달될 수 있다는 것이다.감독들은 성인을 대상으로 한 영화는 보통 밤10시 이후에 상영되기 때문에 굳이 등급제를 실시할 이유가 없다고 항변한다.
이들은 또 국민감정에도 호소한다.프랑스의 영화가 가뜩이나 미국 할리우드영화에 잠식되고 있는 마당에 이런 검열을 실시하면 프랑스 영화는 더욱 경쟁성이 없어진다고 말한다.
클로드 르로슈 감독은 『등급제 실시는 영화제작수입을 절반 정도로 깎아내릴 것』이라고 경고한다.이들은 또 국민들과 연대투쟁을 벌이는 등 실력행사도 불사한다는 자세이다.
프랑스 국민들도 등급제에 무조건 찬성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대다수는 청소년 보호를 위해 등급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파리=박정현 특파원>
1997-01-0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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