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엑스포(외언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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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12-12 00:00
입력 1996-12-12 00:00
디지털기술이 만들어내는 정보화시대는 지금 산업의 형식과 내용까지 바꾸는 단계로 들어섰다.그동안 제왕자리에 있었던 거대규모 장치산업까지도 중간관리층을 없애고 노동력을 극소화하면서 소규모의 단위산업으로 분해하고 있다.그런가하면 낯선 새 산업들도 만들고 있다.이미지산업·이벤트산업들이 그 좋은 예다.

이미지산업이란 무엇인가.그동안 있었던 사물이나 제품들에 또다른 언어표현이나 시각표현을 통해 새로운 상징조작을 하는 것이다.스티븐 스필버그의「쥐라기공원」에 나왔던 공룡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으로 만든 화면 공룡이다.이 경우 누구나 다아는 공룡에 컴퓨터공룡이라는 이미지를 더하여 성공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세계는 컴퓨터 네트워크에 의해 모든 일과 생각이 동시화되고 있고 이에 비례해서 세계 곳곳의 삶의 방식과 스타일 역시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이 때문에 그동안 지역적으로 있었던 종족적 각종 기념일·축제·의식들이 세계인 모두의 관심사로 변하고,이를 이벤트화함으로써 세계적 상품으로 팔게 되는 현상도 이루어진다.지역적 삶의 스타일과 특수성이 곧 산업제품이 되는 것이다.

경상북도가 98년부터 격년제로 경주 보문단지에 50개국 전통문화예술단체를 불러모으는 대규모 문화엑스포를 개최하겠다고 한다.이로부터 2000년에는 「세계민속촌단지」도 건설한다는 청사진을 마련했다.

기존 관점으로는 무슨 문화행사인가 할 것이다.그러나 이제는 이런 작업이 행사차원에 있는 것이 아니라 경제차원의 산업적 시도라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경주는 세계적 고도지만 정적으로 가만히 있기만 해서는 팔리지 않는다.동적으로 끊임없이 이미지를 창조하고 이벤트를 만들어야 사람도 모이고 세계화도 가능하다.이점에서 이번 계획은 바른 선택이다.물론 세계적수준의 엑스포제품을 만들어야 한다.<이중한 논설위원>
1996-12-1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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