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진정·보호장벽 철폐/아주 기업 중남미 투자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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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09-09 00:00
입력 1996-09-09 00:00
아시아국가의 중남미 투자가 부쩍 활기를 띠고 있다.이들이 지난 수십년간 극심한 인플레와 보호주의로 인해 이곳 진출을 꺼리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중남미에 투자하는 거의 유일한 아시아나라는 일본이었다.그러나 지난 88년 63억달러로 절정을 이룬 일본의 연간 투자액규모가 최근 40억달러정도로 떨어진 데 반해 기타 아시아국가의 투자는 급격히 늘고 있는 추세다.
한국·대만·중국 등 최근 들어 중남미 투자를 늘려가고 있는 아시아국가는 투자의 성격에서도 일본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과거 일본이 원자재를 확보할 목적으로 중남미시장을 중시하던 것과 달리 이들은 현지에 생산 및 조립공장을 건설하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아시아국가중에서도 가장 활발한 투자움직임을 보이는 나라로 꼽힌다.지난해 기아자동차가 브라질에 5억달러를 들여 자동차공장을 설립한 것을 비롯,올 들어서는 삼성이 브라질과 멕시코에 TV 등 가전제품생산시설을 확충할 목적으로 향후 5년간 1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이밖에 대우와 현대도 각각 브라질에 5억달러규모의 투자를 고려중이다.
모두 8억달러를 투자함으로써 지난해 대 중남미 투자국순위 10위를 기록한 대만의 움직임도 부산하다.대만 섬유업체 니엔 싱과 배터리제조업체인 CSB는 각각 8천만달러를 들여 조만간 멕시코에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중남미지역과 연간 60억달러의 교역량을 보이고 있는 중국은 페루의 광산에만 5억달러를 투자해놓은 상태다.
이밖에도 많은 아시아국가가 중남미 투자움직임을 가속화하자 미국의 뉴잉글랜드에 기반을 둔 보스턴은행은 지난 4월 동남아시아의 소규모기업을 지원할 목적으로 홍콩에 교역자금조달센터를 설립하기도 했다.
아시아국가가 중남미 투자를 늘려가는 이유는 다양하다.우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가입을 열망하는 중남미 국가들 스스로가 이들과의 교류에 적극적인 데다 경제적 안정을 회복해가는 중남미시장 자체도 투자가의 매력을 끌기에 충분하다.게다가 이곳이 미국시장진출의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중남미지역이 갖는 또 다른 매력일 것이다.<박해옥 기자>
1996-09-0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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