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병원에 시위학생 함께 입원/한총련 시위 8일째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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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08-20 00:00
입력 1996-08-20 00:00
◎탈진상태 8명 후송… 경찰관 20명이 특별경비/소식들은 전경들 “아직은 용서할 기분 아니다”

19일 하오 3시 서울 송파구 가락2동 경찰병원.

한총련 대학생들의 시위를 막다 중상을 입은 69명의 전경들이 입원해 있다.

휠체어를 타고 장난을 치거나 삼삼오오 모여 가족들이 마련해온 간식을 먹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전쟁과도 같았던 시위현장의 악몽은 다소 잊은 것처럼 보였다.

반면 병원에는 「불청객」도 있었다.2층 대회의실은 이날 농성현장에서 탈진상태로 후송돼 온 남녀 학생 8명의 임시 입원실.

입구 부근에는 경찰관 20여명이 교대로 「특별경비」를 서고 있었다.병원직원들에게까지 신분증을 요구했다.입원 학생들을 감시하는 목적외에 혹시라도 학생들이 「공격」을 받을까 걱정하기 때문인 듯했다.

입원실에는 경찰관 1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의사·간호사 6명이 이들을 돌보았다.

학생들은 팔에 링거를 꽂은 채 지치고 힘든 표정으로 잠들어 있었다.시위 당시의 과격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병원 전체로 친다면 「적과의 동침」이 시작된 것이다.

『이층에 있다구요』

학생들이 입원했다는 소식에 무릎을 쇠파이프로 맞아 다친 김모일경(21)이 놀라 되물었다.

『아직은 용서할 기분이 아닙니다』

김일경은 J전문대 2학년 재학중 입대했고 이번에 시위 현장에 배치됐다고 했다.

『하지만 아프다니 치료는 받아야겠지요』

『아직도 학생들이 밉냐』는 질문에 말꼬리를 흐렸다.

학생들이 왔다는 말을 듣고 찾아가봤다는 장삼렬 상경(21)은 『얘기를 해보고 싶었어요.저도 입대 전에는 한총련 출범식에 참가했거든요』

그는 연세대 휴학생이다.

『침대에 누워 시위현장에서 쓰러지던 동료들을 생각해보면 화가 나기도 하지만 탈진한 학생들을 보면 불쌍합니다』 장상경은 모두를 위해서라도 시위의 악순환은 사라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상전경 대부분의 생각도 마찬가지였다.<이지운 기자>
1996-08-2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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