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가입위한 마지막 카드 제시/대 OECD 서면답변에 담긴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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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08-03 00:00
입력 1996-08-03 00:00
정부가 목표대로 연내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하기 위한 마지막 카드를 내놓았다.
정부가 2일 OECD 산하 자본이동 및 국제투자위원회(CMIT/CIME)에 통보한 답변서의 내용은 그동안의 심사과정에서 타협점을 찾지 못해 정부 입장을 보류해 왔던 민감한 사안들이다.자유화 폭의 정도에 따라 우리경제에 미칠 파급효과가 가장 큰 분야들이다.
정부는 지난달 19일 OECD가 외국인 1인당 주식투자 한도 등 8개항에 걸쳐 추가 서면질의를 해왔을 당시 『더이상 내놓을 것이 없다고 하면 감정문제가 생기므로 답변서 내용은 구색을 갖추는 선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적이 있다.
그러나 실제 답변서 내용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정부가 OECD에 가입하기 위해 그동안 취해왔던 입장에서 후퇴한 기색이 역력해 보인다.
우선 국내기업의 해외 직접투자시 적용하고 있는 자기자금 조달 의무제를 오는 98년에 폐지키로 한 것은 정책의 일관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을면하기 어려울 것 같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해외직접 투자지침을 고쳐 이 제도를 도입할 당시 『산업의 공동화를 막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는 논리를 내세웠었다.기업이 해외에서 무분별하게 돈을 빌려 투자했다가 영업이 부실해질 경우 대외적으로는 국가채무가 되고 그 부담은 결국 국민에게 전가된다는 식으로 도입의 타당성을 갈파했었기 때문이다.
이 사안은 그동안 정부부처는 물론 OECD 회원국간에도 존폐여부에 대한 논란이 컸던 부문이다.
재경원 관계자는 『OECD 회원국 중에서도 미국과 영국 및 독일 등의 국가는 기업활동의 자유화를 내세워 폐지론을 강력히 펴왔다』며 『반면 일본 및 호주는 한국 재벌기업의 특수성을 감안,온건론을 취한 나라』라고 말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결국 시행 9개월만에 입장을 번복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내년부터 외국인 투자기업에 자본재 수입을 위해 모기업으로부터 5년 이상의 차관도입을 허용한 것은 차관도입이 아닌 직접투자의 일환으로 보아야 한다는 OECD의 논리에 밀려 취한 조치다.
또 오는 98년 중에 대기업이 발행하는 무보증 전환사채에 대해 외국인 직접투자를 허용한 것은 핫머니의 유입으로 자본시장을 교란할 우려를 낳게 한다.채권시장의 개방은 다른 금융상품에 비해 투자 리스크가 훨씬 적은데다 내외금리차 때문에 정부가 마지막 보루로 삼고 있는 부문이다.
그러나 정부가 외국인이 국내기업을 인수·합병할 때 자산규모가 2조원 이상일 경우 해당기업 이사회의 의결 이외에 정부의 허가를 받게 한 것은 국민경제에 끼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로 보인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OECD 가입을 위해 취한 조치들이 우리경제에 끼칠 파급효과가 최소화되도록 하기 위한 후속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실정이다.〈오승호 기자〉
1996-08-0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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