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친고죄 폐지해야(사설)
수정 1996-07-11 00:00
입력 1996-07-11 00:00
우리사회가 근엄한 체하며 쉬쉬하고 지내는 동안에 성범죄는 급격히 늘어나 1년에 5천여건의 성폭력이 고발되고 있다.그러나 실제로는 그보다 몇배나 더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한국은 세계3위의 강간범죄발생국이란 불명예를 갖게 되었다.
더욱이 피해자의 28.7%는 13세이하의 어린이이며 학교·학원등 교육현장에서도 성폭력이 자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은 더 커진다.한국성폭력상담소의 발표를 보면 올해 상담한 피해사례 7백19건중 교사에 의한 폭행이 23건(3.2%)이나 돼 어디에도 안전지대가 없다는 절박감을 갖게 한다.
우리는 언제까지 어린이가 성폭력의 희생물이 되도록 놔둘 수는없다.늦었지만 우리사회가 사태의 심각성·위기성을 깊이 인식하고 근절을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성범죄는 피해자가 드러내기를 꺼려하기 때문에 신고·고발하는 사례가 극히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그렇기 때문에 성폭력은 더욱 기승을 부리며 번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피해자가 마음놓고 은밀히 신고할 수 있는 고발센터가 늘어나야 한다.94년에 제정된 성폭력특별법에서 강간을 친고죄로 규정한 것도 성범죄증가의 원인이 되고 있다.피해자의 신고가 없으면 수사를 할 수 없고 가해자의 처벌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성폭력에 대한 친고죄의 폐지가 검토되어야 한다.성범죄의 예방을 위해 학교에서 성교육이 강화되고 체계적인 프로그램도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이런 역할을 전담할 전문교사의 양성도 무엇보다 시급한 일이다.
1996-07-1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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