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없는 한반도」 2년(사설)
수정 1996-07-07 00:00
입력 1996-07-07 00:00
지난 2년 북한은 생존을 위해 대내외적으로 몸부림쳐왔다.그러나 극심한 식량난 속의 아사자 발생과 탈북현상의 가속화가 보여주듯 체제존망의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김정일은 아직 공식적인 권력승계도 못한 채 사자의 권위에 의존하는 이른바 「유훈통치」로 북한을 이끌어가고 있다.경제파탄을 비롯한 북한의 내부사정은 구조적 문제로 인해 호전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다.
남북관계 역시 2년전보다 경색됐다.북한은 김일성사망 이후의 「조문파동」에 대한 사과를 대화재개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며 「남한당국 배제」논리를 합리화하고 있어 당국간 대화는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그동안 우리는 3차례의 북경쌀회담,쌀15만t 지원,4자회담 제의등 관계개선노력을 부단히 전개했지만 북한은 오히려 주민을 상대로 대남 증오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북한이 94년 제네바 핵 합의를 기점으로 미국과의 관계개선에 주력하여 각각 연락사무소개설을 눈앞에 두게 된 것은 지난 2년간 북한의 변화 가운데 가장 특기할 일일 것이다.평양은 미·일등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체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 것 같다.이유야 어떻든 근자에 북한이 대외개방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건 북한의 변화를 위해 다행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북한이 진정으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남북화해·교류에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국가적 이해관계에 구애받지 않고 북한의 곤궁을 도울 수 있는 건 결국 동족밖에 더 있는가.북한은 부질없는 적화통일의 망상에서 벗어나 남쪽의 동족과 무조건 화해해야 한다.우선 우리가 제안한 4자회담에 호응하여 대화와 교류의 물꼬를 터야 할 것이다.
1996-07-0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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