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행 국회 첫날 표정과 여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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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06-06 00:00
입력 1996-06-06 00:00
15대 국회 개원일인 5일 야권은 의장직무대행의 산회결정뒤 곧바로 퇴장했고 여당은 3차례에 걸친 의원총회와 2시간여동안의 긴급 고위당직자회의를 거쳐 산회선포를 불법으로 선언한뒤 1시간여 동안 본회의장에서 농성했다.
○…제179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는 당초 예정시간보다 1시간35분이나 늦은 상오 11시35분쯤 국회법 18조에 따라 출석의원가운데 연장자로 의장직무대행을 맡은 자민련 김허남의원에 의해 개의됐다.김의원이 진행한 본회의는 여야 의원 3명의 의사진행발언에 이어 의장단선출 안건 상정까지 44분여동안 진행된뒤 낮 12시19분쯤 산회됐다.
본회의는 원내교섭단체 대표의원의 의사진행발언을 의사일정에 포함시키자는 야당측 주장을 놓고 여야가 실랑이를 벌이다 여당이 이를 받아들임으로써 개의됐다.
김의장직무대행의 인사말에 이어 의사진행발언에 나선 국민회의 박상천 원내총무는 『여당이 단독으로 강행하려는의장선거는 협상에 의해 합의될 때까지 연기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싸울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민주당 조중연의원도 『의석수가 제일적은 정당의원들이 당적을 옮긴 불행한 사태를 여당은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라』고 말했다.
이어 신한국당 박헌기의원은 『5일 개원은 여야합의로 개정한 국회법에 따라 반드시 지켜야 할 법적 의무사항이지 정쟁의 볼모가 될 수 없다』면서 『과거 정치권이 원구성을 볼모로 국민에게 막대한 피해를 준 악습을 막기 위해 명시한 규정을 이제와서 정략적으로 이용하려한다』고 야권을 비난했다.이때 야당의원 4∼5명이 『누가 정략적이냐』고 큰 소리를 치며 삿대질을 하기도 했다.
의사진행발언이 끝나자 김의장직무대행이 『여야 양쪽이 다 일리가 있다』면서 『일단 의사일정을 상정할까요』라고 묻자 야당의원들은 일제히 『여야합의를 위해 시간을 달라』『똑똑히 해요』라며 야유를 보냈다.
그러자 김의장직무대행은 『그러면 중립을 취하기 위해 일단 의사일정을 상정해 놓고 산회한뒤 여야 합의를 거치도록 하자』며 『의장·부의장 선거를 상정한다』고 선포했다.그는 이어 『정회라면 밤까지 집에도 못가고 대기를 해야 하니 산회를 하기로 하자』면서 『여야 합의를 거친뒤 12일 하오2시 속개하겠다』며 산회를 선포했다.
이 과정에서 회의를 계속 조용히 지켜보던 신한국당 서청원 총무가 기립,삿대질을 하며 『의장을 뽑아야 돼.(산회선포는)월권이야』라고 외치자 같은 당 소속 의원들도 웅성거리기 시작했다.그러나 야권 의원들은 일제히 『잘했어』라며 의사당을 빠져나갔다.
○…막상 상오 본회의에서 김의장직무대행자에 의해 산회가 선포되자 여권지도부는 허를 찔린 듯 한때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지도부는 낮 12시30분 146호실에서 두번째 의원총회를 열어 빠른시간안에 연락이 가능하도록 의원회관에 대기할 것을 긴급지시한뒤 국회 대표위원실에서 고문단까지 포함한 긴급 고위당직자회의를 소집,2시간여동안 대책을 숙의했다.
이어 하오 3시30분쯤 지도부는 다시 의원총회를 열어 결의문을 낭독한뒤 국회본회의장에 올라가 야권의 불법행위를 규탄하는 농성에 들어갔다.
당초 지도부는 모양새를 고려,이날 일단 해산했다가 7일 하오 2시 다시 본회의를 열어 의장단을 뽑기로 잠정결론지었다.그러나 의원총회에서 초선의원과 입당파들을 중심으로 강력한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의외로 높자 본회의장 농성 방침을 정하고 야권의 일방적인 산회선포 등 야권의 불법행위를 규탄했다.동시에 김학원·김기재의원은 김의장직무대행을 항의 방문,재사회를 요구했다.
의원들은 결의문에서 이날 국회의 상황을 야권공모에 의한 위법과 불법으로 점철된 헌정파괴행위라고 규정,3개항을 결의했다.한편 여당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날 법정개원일에 원구성이 이뤄지지 않자 『법을 세우는 입법부가 아니라 법을 파괴하는 파법부』라며 혀를 차기도.〈박찬구 기자〉
1996-06-0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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