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투자에 효과는 “별무”/인터넷 조기교육 문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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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05-11 00:00
입력 1996-05-11 00:00
◎기본기 익히면 「음란물」 접속 “열중”/초·중생 영어몰라 화상검색 의존/전문가 “한글로 된 정보개발 우선돼야”

어린이에게 인터넷교육은 필요한 것인가.인터넷에 대한 조기교육 붐이 빠른 속도로 번지지만 실속이나 효과는 적다.

컴퓨터에 대한 기초지식이 없는데다 인터넷에 뜨는 영어를 해독할 능력이 없다.초등학생은 말할 것 없도 중·고등학생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인터넷 붐을 부추기는 업자의 상혼에 동심만 멍드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많다.

요즘엔 초등학교에서도 『인터넷을 알아야 미래사회에 살아남을 수 있다』며 마구잡이로 배우라고 한다.남에게 처지면 안된다는 부모의 강박관념이 과열을 부추긴다.컴퓨터광고에도 인터넷은 빠지지 않는다.비슷비슷한 내용의 관련서적도 홍수를 이룬다.

하지만 영어를 모르는 어린이에게 인터넷은 「정보의 바다」가 되지 못한다.국내 정보는 서울신문의 「뉴스넷」 등 뉴스서비스와 몇몇 대학 및 연구소의 정보 말고는 아직 빈약하다.

반면 영상으로 나타나는 음란성 정보는 어린이에게도 빠른 속도로 전파된다.

영상과 음성자료 등을 갖춘 멀티미디어 인터넷인 「월드 와이드 웹」(WWW)을 이용하려면 최소 486급이상의 고속모뎀을 갖춘 값비싼 컴퓨터가 필요하다.서비스이용료도 한달에 2만∼5만원선.적지 않은 부담이다.

서울 강북의 H초등학교는 이달초부터 1주일에 1시간씩 인터넷을 가르친다.56대의 컴퓨터에 전담교사까지 있다.그러나 학생은 영어일색인 외국의 정보는 그림만 본다.「인터넷은 이런 것」이라는 정도만 배우는 셈이다.교육효과에 비하면 엄청난 과잉투자다.

그래도 많은 부모가 학교측에 인터넷교육을 요구한다.그러나 대부분의 학교는 재정·교육인력확보 등의 문제 때문에 곤혹스러워한다.



서울교대 부속초등학교 강민우 교사(42)는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거나 온라인대화(채팅)를 하는 것은 어린이에게 벅차다』며 『우선은 하이텔·천리안·나우누리 등 국내 통신을 활용하는 것이 더 재미있고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강대 전자계산학과 최명환 교수(41)는 『한글로 된 정보와 어린이교육용 정보의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조건 인터넷을 시작하라는 것은 앞뒤가 바뀐 것』이라고 지적했다.〈김태균·조현석 기자〉
1996-05-1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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