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확충·운용방식싸고 “설전”/ADB 29차 총회 폐막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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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05-03 00:00
입력 1996-05-03 00:00
아시아 개발기금(ADF) 재원확충과 운용방식이 바뀔 것인가.2일 폐막된 ADB 제 29차 연차총회는 이기금의 재원보충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일본은 물론 개발도상국간에도 현격한 시각 차이를 드러내 향후 이문제를 둘러싸고 적잖은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이 번 총회에서 미국은 ADB 등의 국제금융기구가 각국에서 돈을 끌어들여 자금을 지원하는 식의 역할이 바뀌어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했다.민간금융기관 등을 적극 활용,재원동원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이 이같은 입장을 밝힌 것은 자국의 재정사정을 철저히 감안한 것이다.미국은 4년 전 확정된 제 5차 ADB 재원보충 계획(92∼96년)에 의해 5억달러 가량을 ADF에 출연토록 돼 있으나 계속 연체,현재 30% 정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의회가 국제기구에 대한 예산액을 줄여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함으로써 대외원조 예산에 대한 정부안을 승인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은 특히 내년 예산에 미주개발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 아프리카개발은행 등의 국제금융기구에 출연할 예산 총액을 1억달러로 정해 놓고 있는 실정이다.
싱가포르는 이번 총회에서 아예 ADB의 재원보충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아 총회 의장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다.싱가포르 수석대표가 『싱가포르 경제가 잘 돌아가고 있다.ADB가 성공적으로 잘 운영되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기조연설을 하자 총회 의장은 『가맹국이면서도 가맹국이 아닌 것처럼 그런 식으로 얘기를 할 수 있느냐』고 쏘아 붙였다.
총회 의장은 또 『싱가포르에 대해 강제할 수는 없지만 과실만 따먹으려 하지 말고 역할분담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은 이번 총회에서 자국에 절대 빈곤인구가 많아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제 6차 ADF 재원보충 계획이 빨리 확정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중국은 또 가맹국들이 중국을 ADF의 수혜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어려움을 호소했다.
ADB를 사실상 이끌어 나가고 있는 일본은 ADB가 역내외할 것 없이 민간이나 공공금융기관과 적극 협조해 재원동원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했다.그러면서 일본은 역내 개도국의 인적자원 개발을 위해 내년에 도쿄에 「ADB 연수원」을 설립하겠다고 제안하는 등 재원이 많다는 사실을 은근히 자랑했다.
그런 반면 우리나라는 이번 총회에서 ADF의 재원보충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힘으로써 가맹국 대표들로부터 가장 큰 박수를 받았다.
내년부터 5년간 꾸려갈 ADF의 제 6차 재원보충 계획이 오는 6월25∼26일 홍콩 회의에서 어떻게 결론지어질지 관심이다.〈마닐라=오승호 특파원〉
1996-05-0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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