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전씨 단식」 대책 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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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5-12-14 00:00
입력 1995-12-14 00:00
◎오늘로 12일째… 몸무게 10여㎏ 빠져/견시간 줄이고 대부분 누워 지내/관계자 비상 대기… 포도당주사 등 준비

안양교도소에 수감중인 전두환 전대통령은 13일로 열하루째 단식을 계속했다.이날 저녁까지 33끼니를 거른 셈이다.처음에는 우유도 마셨지만 본격적인 단식에 돌입한 뒤에는 보리차만 마시고 있다.법무부및 교도소 관계자들도 대책마련에 부심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그동안의 단식으로 전씨의 몸무게는 74㎏에서 64㎏으로 10㎏이 빠졌다.하루 평균 1∼2시간이던 접견시간도 1시간 이내로 줄었다.전씨의 기력은 눈에 띄게 쇠약해져 주로 불경을 읽는 1∼2시간의 독서시간을 빼고 누워 지내는 시간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교도소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 때문에 「만약의 사태」를 우려한 이양우 변호사 등 측근들은 접견 때마다 단식중단을 호소하고 있지만 소용없다고 한다.

철저히 부정당하고 있는 「5공의 자존심」을 자신이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전씨는 13일 평소보다 다소 늦은 상오 6시40분에 기상을 했다.아침 식사를 보리차로 대신한 뒤 불교서적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다 상오 10시20분쯤 이양우변호사를 만났다.요즘에는 불교서적 말고 정약용의 「유배지에서 온 편지」를 정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점심 때도 보리차만 마시고 하오 2시10분쯤 아들 재국씨를 면회했다.

교도소의 한 관계자는 『단식을 한지 열흘이 지났으므로 몸이 많이 수척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건강에는 별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교도소에서는 하루에 한 번 이상 전씨의 건강을 체크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의 상황대로라면 전씨는 적어도 검찰의 기소예정일인 22일까지 단식을 계속할 것이 분명하다고 법무부 관계자들은 판단하고 있다.전씨가 오랜 시간 단식에도 불구하고 별 탈 없이 버티는 것은 군시절에 단련된 체력 덕분으로 여겨지고 있다.하지만 만64세인 전씨의 나이를 감안할 때 언제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알 수 없어 교도소 관계자들은 비상대기 상태다.

교도소측은 매일 교도소에 배치된 전문의를 전씨에게 보내 체중 변화는 물론 건강상태 전반을 살펴보고 있다.

법무부는 앞으로 전씨가 탈진 기미를 보이면 우선 포도당액 주사를 놔 주도록 할 방침이다.아마도 그 시기는 단식이 보름째 접어드는 오는 17∼18일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액주사로도 안되면 검찰 관계자들과 협조해 병원이송 등의 대책을 강구할 방침이다.

하지만 안양교도소 안에도 전문의가 분야별로 대기하고 있고 필요하면 외부 전문의를 언제든지 데려올 수 있기 때문에 병원이송은 마지막 선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외부병원은 계호문제 등으로 미루어 서울대병원이 유력시된다.

전씨가 수액주사를 거부할 경우도 예상할 수 있지만 탈진상태에서 그렇게까지 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강제로 밥을 먹게 하는 방안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한다.

법무부측은 전씨에 대한 비자금 수사가 하루 빨리 진전돼 「도덕적 타격」까지 겹치면서 명분을 상실한 전씨가 자의반 타의반으로 단식을 중단하는 상황이라도 오기를 기대하는 눈치다.<박상렬 기자>
1995-12-1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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