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념만 늘어놓은 선관위 감사/박대출 정치부 기자(국감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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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5-10-10 00:00
입력 1995-10-10 00:00
이날 감사에서 관심의 대상은 6·27 지방선거 과정에서 적발된 대규모 선거법 위반사범에 대한 조사과정 및 처리문제였다.내년 총선을 앞둔 의원들의 절박한 사정이 공방을 달굴 것이라는 전망도 당연했다.지난번은 「구경꾼」의 처지였지만 이제는 총선무대에 직접 뛰어들어야 하는 탓이다.
그러나 이러한 「현실」이 오히려 분위기를 식게 만든 것처럼 보였다.의원들의 개인사정이나 각당의 처지에 대해 푸념하는 자리에 그치고 만 것이다.결국 이날 국감장은 의원들의 「하소연 경연장」이나 다름 없다는 지적을 받기에 충분했다.
야당의원들은 「돈」문제를 들고 나왔다.국민회의측은 장영달·김충조·정균환·이원형·박실 의원 등 거의 모두가 나섰다.
이들 의원은 모두 지난 93년부터 올 8월말까지 민자당은 지정기탁금이 5백50억원이나 됐지만 야당은 한푼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때문에 지정기탁금제도를 폐지하고 여야간에 공평한 정치자금 배분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남 합천에 지역구를 둔 민자당 권해옥 의원의 지적은 차라리 절박했다.『지방선거 때 맨위의 후보를 찍으라고 선거운동을 했다.그랬더니 후보란 위에 있는 정당추천위원 가인란에 찍어 무효가 된 표가 2천65표가 됐다.지지후보는 당선자와 1천2백75표 차이로 떨어졌다.그렇지 않았다면 당락이 바뀌었을 것이다.따라서 투표용지 기입방식을 바꿔야 한다』
의원들의 「아전인수식」질의는 계속됐다.특히 자원봉사자 제도의 문제점 지적에는 여야차이가 없었다.법정신이야 나무랄데 없지만 후보자도,유권자도 성숙되지 않은 우리 정치현실에서는 시기상조라는 주장이 줄을 이었다.무보수제도를 유보수로 바꾸자고 했다.자원봉사자제도를 폐지하자는 얘기였다.그러나 자민련 김용환 의원이 지적한대로 『유급 선거운동원을 늘려주는 것 밖에 더 되느냐』는 논리에 막힐 뿐이었다.
이같은 백가쟁명식 주장은 총선을 앞두고 여야의원들이 얼마나 심란해 하는 지를 그대로 반영해 주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했다.<박대출 기자>
1995-10-1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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