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고도 먼 남북 협력의 길/이석우 북경 특파원(오늘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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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5-10-02 00:00
입력 1995-10-02 00:00
이석채 재정경제원차관 등 북경 남북회담 우리대표단 7명은 1일 이번 회담이 결코 결렬이 아니라는 사실을 여러차례 강조하면서 서울로 돌아갔다.남북 양측이 다음번 회담(4차회담)의 개최시기및 장소를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하는 등 타결 여지가 남아있다는 것이다.이차관도 『회담은 끝났지만 상황은 끝나지 않았다』는 말로 이를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 6월중순부터 1백여일에 걸친 북경회담은 평양과 서울의 시각차를 좁히기에는 역부족인 듯하다.오히려 남북협력을 위해 넘어갈 길이 어떠한지 확인하는 계기가 아니었나 싶다.북한대표 전금철은 대외경제협력추진위 고문이란 민간기구 대표로 회의에 참석했다.우성호 송환,안승운목사 원상회복 등 현안에 『노력은 하겠지만 직접 약속할 권한은 갖지 못했다』는 입장만을 고집했다.

결국 쌀회담을 계기로 이를 경제협력­현안문제 논의의 장으로 격상시키려는 우리의 시도는 또다시 원점에 서게 됐으며 남북관계는 새 정부들어 연이어 터진 핵위기,김일성사망 등으로 공식 남북 당국자만남을 한차례도 갖지 못하고 당국자 대화통로 부재 상태를 답보하게 됐다.

이번 회담에 임한 우리대표들의 가장 큰 부담도 사실 당국자회담을 이끌어내는 것이었다.그러나 회담관계자의 말대로 『아직 북의 관심은 미국·일본과의 관계개선이고 우리에게는 급한대로 경제지원 유도 등 실리는 얻어가지만 정치적 접촉은 사절』이라는 원칙을 바꿀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이 점은 수해와 식량난 등에 경제지원이 아쉬운 북한이지만 남북당국자 회담이 쉽사리 성사될 것같지 않음을 보여준다.

핵위기가 완화된 지난해말부터 북경은 평양으로 통하는 마지막 비상구였다.그러나 남북협력 지원을 위한 회담은 한반도내에서 대표자 자격을 확실히 하는 조건에서 열 것이라는 30일 정부선언으로 북경은 이제 더이상 그 역할을 계속할 수 없게 된 것같다.또 남북교류도 당분간 주춤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이 선언으로 우리의 북한정책은 분명한 한 획을 그엇다고 할수 있다.한반도문제는 남북당사자들이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이 강조되고 이 원칙 아래 꾸준한 노력만이 북한의 변화를 진정으로 유도하는 길이란 점에서 서두르지 않고 멀리 바라보는 정부와 국민들의 대북정책에의 합의를 기대해 본다.
1995-10-0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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