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사/대중 수출대금 10만달러 떼일판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1995-09-06 00:00
입력 1995-09-06 00:00
◎중기에 수출신용장 개설… 40만달러 지급/중국측서 부채 이유 30만달러만 보내와

대형 종합상사가 수출실적을 늘리기 위해 중소업체의 「수출대행」에 나섰다가 돈을 떼이는 등 곤욕을 치른 사건이 뒤늦게 밝혀졌다.종합상사간에 1백억달러 수출달성 등 실적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중소 수출업체가 터놓은 거래를 자신의 실적으로 올리는 한국수출의 「제살 파먹기」 현상의 한 단면이다.일부 중소 수출업체들도 종합상사들의 경쟁구도를 이용,부실거래를 넘기고 이익을 챙기는 것으로 알려져 이 사건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지적이다.

대한상사 중재원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5월 국내 유니코 인터내셔날사(대표 최영창)가 중국측 거래선인 심양방직품수출입공사와 40만달러 상당의 신발용 원자재 및 부자재를 수출키로 계약하면서 시작됐다.중국측에 40만달러 가량의 빚이 있는 유니코사는 이 거래를 이행할 경우 한푼도 받을 수 없다고 판단,현대종합상사가 신용장을 개설해 주는 조건으로 이 계약을 넘겼다.

이에 현대는 유니코측에 40만달러의 대금을미리 지불하고 지난 10월까지 4차례에 걸쳐 중국에 물건을 보냈다.중국측은 예상대로 유니코사에 받을 외상을 이유로 현대측에 대금 지급을 거부했다.놀란 현대는 사건해결을 위해 백방으로 뛰다 결국 올 3월 서울민사지방법원에 『이 거래는 유니코와 상관없이 중국 심양방직품수출입공사와의 새로운 계약인 만큼 중국측이 유니코의 외상채권과 연계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제소,재판부의 『이유있다』는 판결을 얻어냈다.그러나 사건이 더이상 확대되는 것을 원치 않는 양자는 중국측이 3만달러를 깎아 30만달러만 내고 나머지 7만달러는 유니코측에서 받는 조건으로 사건을 마무리지었다.

그러나 유니코측이 『7만달러는 수출대행을 위한 수수료 격』이라며 『우리는 수출주선만 했기 때문에 대금지급 의무가 없다』고 반발했다.중재원은 그러나 실사를 거쳐 최근 계약서 내용(수출 후 일어나는 책임은 유니코측이 진다)에 따라 7만달러와 연6푼의 이자율 지급을 지시했다.

현대측은 『유니코측이 7만달러의 지불의사가 없어 채권 차압 등 다각적으로 방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결국 중국에 3만달러,유니코에 7만달러 등 10만달러가 날아갈 판』이라며 울상이다.중재원측은 『현대는 수출실적에 눈이 어두웠고 유니코는 법적인 허점을 찾아 이익을 챙기려다 결국 중국측만 10만달러의 이익을 보게 됐다』며 『종합상사들은 수출알선업체가 가져온 계약서만 믿지 말고 그 뒷배경 등도 엄밀한 조사를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오일만 기자>
1995-09-06 1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