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주민의 이유있는 거부(오늘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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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5-08-08 00:00
입력 1995-08-08 00:00
지역 이기주의에 제동이 걸렸다.지난 91년 지방의회의 출범과 함께 고개를 든 무분별한 님비현상(자기 동네에 혐오시설 설치를 반대하는 현상)은 전국적으로 일반화된 실정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뾰족한 해답은 못찾고 있다.서로의 이해가 상충할 때 이를 원만하게 조정해본 경험도 적고,또 그런 능력도 모자라기 때문이다.

과거 6공화국 초기,민주화의 진전과 함께 봇물처럼 터진 노사분규들도 그랬다.김포와 군포 주민들간의 이번 쓰레기 분쟁도 같은 맥락이다.

사실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주민대책위도 주위의 따가운 시선을 받은 적이 적지 않다.지난 92년 개장 이래 지금까지 모두 6차례에 걸쳐 적게는 며칠에서부터 많게는 한달이 넘도록 쓰레기 반입을 물리적으로 저지했다.

모두 환경 피해를 방지하고 주민들의 권익을 보호한다는 명분이었다.그들로서는 타당성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너무 자신들만 생각한다는 비판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만은 매립지 주민들의 결정에 공감을 표시하는 사람들이 많다.군포시가 산본 신도시에 세우려던쓰레기 소각장 건설을 백지화한데 대한 응징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너희 동네에 쓰레기 소각장을 세우기 싫다면,우리 동네의 쓰레기 매립장에도 너희 쓰레기는 못받아주겠다』는 것이다.

산본신도시 주민들의 경우 지난 93년 군포시가 쓰레기 소각장 건설 계획을 발표하자 「범시민 대책위」를 구성하고 극렬하게 반대활동을 펴왔다.

1년간 20여회에 걸쳐 집단 행동을 벌였고 과격 시위로 구속된 사람들도 많다.주민들의 뜻을 공약으로 내건 단체장이 당선돼,「백지화」를 선언함으로써 주민들은 마침내 뜻을 이뤘다.

그러나 군포 주민들은 이제부터 수도권 매립지 주민들을 설득해야 한다.자기 동네에 쓰레기 소각장을 지어서 안되는 이유와,그렇기 때문에 김포에 쓰레기를 갖다 버려야 하는 사유를 김포 주민들에게 이해시켜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본격적인 지방자치 시대를 맞아 지역 이기주의의 표출을 우려해 왔고,일부에서는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지역의 이익은 합리성과 사회적 명분을 갖췄을 때만 존중될 수 있다는 사실을 되새겨 볼때다.<인천=김학준 전국부 기자>
1995-08-0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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