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대기업 사장 고액연봉 바람/에릭슨사 연봉 1백50만달러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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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5-08-07 00:00
입력 1995-08-07 00:00
◎“미 기업으로 이탈막게 급여 현실화”/기본급외 거액 「주식옵션」 별도지급/“임금인상 자제 분위기에 찬물”… 야당·노조서 강력 비난

유럽기업에서도 미국식 고액연봉제 바람이 불고있다.하지만 비판여론 또한 매우 거세다.

스웨덴의 LM에릭슨(장거리통신장비),프랑스 AXA(보험업),영국의 WPP그룹(광고대행업)등 유럽 각국의 대기업이 잇따라 최고경영자(CEO·사장이나 회장)의 연봉을 고액화시키고 있다.

에릭슨과 AXA는 95년도 사장연봉을 각각 1백50만달러(한화 12억)를 지급키로 했다.에릭슨은 회사이익을 전년도에 비해 81%증가시킨 라스 람크비스트사장에 대한 보답차원에서,AXA는 지방보험사를 세계 보험업계의 거인으로 탈바꿈시킨데 대한 대가로 거액을 지급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 유럽기업들의 연봉인상의 큰 특징은 일정기간후에 매각처분권(옵션)이 붙은 회사주식을 지급한다는 점이다.WPP그룹은 지난 6월 주총에서 마틴 소렐 사장에게 회사의 주식시세에 따라 최대 3천9백만달러를 벌 수 있는 주식옵션을 따로 주는 연봉패키지를 내놓았고 AXA도 베베아르사장에게 1백50만달러의 기본연봉외에 1백20만달러어치의 주식옵션을 따로 지급했다.

주식옵션으로 기업은 사장이 라이벌 기업과 손을 잡는 행위를 방지할 수 있는 반면 사장은 해당기업의 주식시세에 따라서 매각시 앉아서 수백만달러를 챙길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애용된다.예컨대 베베아르사장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1백50만달러어치의 주식옵션은 당장 매각해도 2천7백만달러는 챙길 수 있다는 계산이다.

연봉인상을 추진하는 기업의 주장은 이렇다.지난해 유럽의 사장은 미국 사장이 받은 연봉 82만달러의 절반도 안되는 39만달러를 받아,연봉차를 줄여 현실화시키지 않으면 사장들이 미국과 손을 잡는 일이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론의 시선은 곱지 않다.비판여론을 종합해보면 주식옵션이 끼워진 고액연봉은 일한 만큼 받는 유럽적 토양에는 매우 해로운 「미제 수입품」이라는 것이다.특히 높은 실업률에 허덕이는 유럽에서 점차 고액화되고 있는 사장연봉은 「탐욕스럽다」고 내뱉는다.

브리티시가스(BG)가 지난 94년세드릭 브라운사장 연봉을 76%오른 76만달러를 지급키로 결정하자 노조와 야당이 일어났다.노조는 민영화로 2만5천명이 감원될 판국에 자기몫만 챙기는 세드릭 사장을 「살찐 돼지」로 비난했고 야당은 이같은 연봉인상을 보수당 정부의 부실한 민영화사례로 삼아 대정부공세를 폈다.



에두아르 발라뒤르 전 프랑스 총리는 지난 93년 대선에서 주식옵션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 때문에 낙선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컴퓨터 컨설팅회사인 GSI재직때 거래한 주식옵션을 물고늘어진 상대후보의 공세로 결국 고배를 마셨다.아무리 합법적인 거래였다고 항변해도 프랑스인에겐 「기만적인 행위」로만 보인 것이다.

이같은 정서는 스웨덴에서 절정을 이룬다.스웨덴 언론들은 올해초 자회사로부터 컨설팅 수수료로 1백만달러를 받은 피터 월렌버그 인베스터사 사장을 『스웨덴에서 가장 탐욕스런 남자』라고 보도하기까지 했다.에릭슨의 연봉인상조치에 대해 스웨덴 국민은 임금인상을 자제하는 사회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비열한 짓」이라고 비난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이해된다.
1995-08-0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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